[고양이 눈]마음은 베토벤인데
현실은 바이엘입니다. 그래도 검은 건반을 누른 손이 예사롭지 않네요. 아직 안 배웠는데. (혹시 영재?) ―서울 서초구 잠원동에서
- 2024-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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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은 바이엘입니다. 그래도 검은 건반을 누른 손이 예사롭지 않네요. 아직 안 배웠는데. (혹시 영재?) ―서울 서초구 잠원동에서
엄마가 올해 90세라고 하면 지인들이 “아이고, 장수하시네” 하고 말한다. 내 생각에 그 나이는 억척같은 노력으로 얻은 것이다. 아들 셋, 딸 셋을 기른 엄마는 악착같이 운동한다. 어느 멋쟁이 할머니들처럼 체육관에 가는 것이 아니다. 근처 놀이터로, 공터로 다니며 새벽부터 몇 바퀴를 …
궁녀들 일찍 일어나 웃으며 인사 나누는데,계단 앞 비질하는 사내 하나가 도무지 낯설다.사내에게 금붙이와 돈 건네며 앞다투어 묻는 말,바깥세상도 이곳과 비슷한가요?(宮人早起笑相呼, 不識階前掃地夫. 乞與金錢爭借問, 外頭還似此間無.) ―‘궁중의 노래(궁사·宮詞)’ 왕건(王建·약 …
우리는 지금 거대한 변화의 물결을 마주하고 있다. 양적 공급과 효율성을 추구하던 성장시대에서 ‘저성장·성숙시대’로 변화하면서, 노후한 주택과 도시 인프라를 정비해 시민 삶과 생활 수준을 향상시키고 도시 경쟁력을 확보하는 정비사업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정비사업은 다양한 이해관…
지난번 칼럼에서 김밥 김에 대하여 간단히 소개한 바 있다. 이에 많은 분이 김의 역사에 대하여도 문의해와 김의 역사를 앞당겨 이야기하고자 한다. ‘김’은 소위 바다에서 나는 ‘풀’이라고 말하는 해조류로 미역, 다시마, 우뭇가사리, 파래 등과 같이 우리나라에서는 오랫동안 먹어온 음식이다…
올해 한국 배터리 산업의 매출이 14년 만에 처음 역성장할 전망이다. 경쟁국은 성장을 이어가고 있어 전기차·이차전지 시장이 성숙되기 전 일시적인 수요 정체 때문이라고 치부하기도 어렵다. 방대한 자국 전기차·이차전지 시장을 뒷배로 한 중국의 공세에 K배터리가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는 평…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의 핵심 인물로 1심에서 유죄가 선고된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VIP에게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의 사표가 수리되지 않도록 얘기해주겠다’고 했다는 통화 녹취가 공개됐다. 녹취에는 ‘임 사단장이 사표를 낸다고 ○○(경찰 간부)가 연락이 왔다’ ‘절…
공공기관장 후임 인선이 지체되면서 사장 없는 공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공공기관 327곳 중 66곳에서 기관장 임기가 끝났지만 새 수장을 뽑지 못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공공기관은 이달 말 임기 만료되는 곳까지 포함할 경우 41곳 중 28곳이 사실상 최고경영자(CEO)…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오후 방미 일정을 위해 하와이로 출국하기 전 정부기관에 내린 장마 대비 ‘16자 지시사항’이 논란이다. 지시 내용이 “이번 장마에도 피해 대비를 철저히 할 것”이라는 게 전부였기 때문이다. 하천 범람과 제방 붕괴 위험을 점검하라든가, 산사태 취약지역은 미리 대피하…
1973년 6월 처음 쇳물을 생산한 뒤 2021년 12월 임무를 다하고 역사 속으로 사라진 포스코 포항제철소 1고로(용광로)는 별명이 많다. 민족 고로, 경제국보 1호 등인데, ‘아카자와 고로’라는 낯선 별명도 있다. 그 뜻을 알면 가슴 뭉클해진다.아카자와 고로는 신뢰가 만든 결과물 …
“비공식적 정책 결정 체제가 공식적 체제에 대해 힘의 우위를 점하고 있다. 누구도 이러한 현실을 문제 삼을 수 없을 만큼 ‘성역화’돼 있음을 엿볼 수 있다.”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를 집어삼킨 한동훈 후보의 김건희 여사 텔레그램 메시지 ‘읽씹’ 논란을 짚은 것 같은 평가다. 하지만…
무더운 여름이다. 하지만 정치·사회적으로는 1789년의 여름이 세계사에서 가장 뜨거웠을 것이다. 그해, 프랑스는 훗날 대혁명이라 명명된 거대한 소용돌이에 휘말리고 있었다. 현대 사회의 국회와 유사한 역할이던 당시 삼부(三部)회의는 사제, 귀족 그리고 평민으로 이루어진 신분 차별적 구조…
누군가 캔 커피를 마시다 그리운 사람의 목소리가 생각났을까요? 그래도 쓰레기는 가지고 가셨어야죠! ―강원 고성군에서
윈즐로 호머는 19세기 말 미국을 대표하는 풍경화가 중 한 명이다. 정규 미술교육을 받은 적은 없었지만 뛰어난 재능 덕에 삽화가를 거쳐 화가가 되었다. 그는 남북전쟁의 현장에서 직접 보고 그린 생생한 전쟁화로 이른 나이에 큰 명성을 얻었지만, 진짜 그리고 싶은 그림의 주제는 마흔 중반…
미술관을 자주 찾지 못하는 사람에게 그곳에 걸린 작품은 어딘가 움츠러들고 대하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작품의 작가를 직접 만나면 어떤 말을 해야 할지 조심스럽고, 실수하지 않을까 걱정도 되죠. 그런 예술가들의 솔직한 일상은 어떨까요? 취재 현장에서 작가 본인은 물론 큐레이터,…
1915년 봄 ‘매일신보’에 실린 ‘여(余=나)는 경성 서대문이올시다’라는 기사의 말미는 이렇다. “돌이켜 다시 도량 넓게 생각하여보면 내 몸이 헐려나가는 것이 기쁘기 한량 없습니다. 이전에 사람의 지혜가 열리지 못하였을 때야말로 이런 성문이 능히 도읍의 간성이 되었지만은 세상 매사가…
어제 처음 열린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 TV토론회에서는 이른바 ‘여사 문자’를 놓고 후보들 간에 난타전이 벌어졌다. 김건희 여사가 1월 당시 당 비상대책위원장이던 한동훈 후보에게 보낸 5건의 메시지 전문이 언론에 공개된 것이 논란을 부채질했다. 나경원 후보는 “원문을 보면 사과의 뜻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어제 전체회의를 열어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발의 촉구 국민청원과 관련한 청문회를 19, 26일 두 차례 열기로 하고 그 계획서와 서류 제출 요구, 증인·참고인 출석 요구 안건을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단독으로 의결했다. 증인에는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와 장모 …
2027년까지 지방 국립대 의대 교수 1000명 증원을 추진 중인 정부가 개원의나 동네병원 봉직의 경력 4년만 있으면 의대 교수가 될 수 있도록 하는 관련 규정 개정안을 입법 예고해 의료계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현행 규정에 따라 의대 교수가 되려면 연구·교육 실적 4년이 필요하고 …
‘민주화 이후의 민주화’는 정치학자인 최장집 교수가 1987년 정치적 민주화 이후 경제적 사회적 민주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기 위해 쓴 말이다. 한국 정치학계에서 보기 드문 적절한 개념화이긴 하지만 프랜시스 후쿠야마의 ‘역사의 종언’ 같은 착각도 없지 않다. 정치적 민주화가 1987년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