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 못 할 봄기운[이준식의 한시 한 수]〈257〉
푸른 이끼 위에 나막신 자국이 찍힐까 봐서인가.가만가만 사립문을 두드려 보지만 오래도록 열리지 않는다.뜰 가득한 봄기운이야 막을 수 있을쏜가.발간 살구꽃 가지 하나가 담장을 넘어섰다.(應憐屐齒印蒼苔, 小扣柴扉久不開. 春色滿園關不住, 一枝紅杏出墻來.)―‘화원 구경을 놓치다(유원불치·遊園…
- 2024-03-28
- 좋아요 개
- 코멘트 개
푸른 이끼 위에 나막신 자국이 찍힐까 봐서인가.가만가만 사립문을 두드려 보지만 오래도록 열리지 않는다.뜰 가득한 봄기운이야 막을 수 있을쏜가.발간 살구꽃 가지 하나가 담장을 넘어섰다.(應憐屐齒印蒼苔, 小扣柴扉久不開. 春色滿園關不住, 一枝紅杏出墻來.)―‘화원 구경을 놓치다(유원불치·遊園…
4·10총선 공식 선거운동이 오늘부터 시작된다. 재외국민 투표가 어제 시작됐고, 사전투표(다음 달 5, 6일)는 8일 앞으로 다가왔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 2년을 즈음해 치러지는 22대 총선은 대통령 중간평가 성격을 띤다. 동시에 4년 전 압승으로 21대 국회를 주도한 민주당의 4년을…
의대 증원을 둘러싼 의정(醫政) 갈등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진료 거부 의사들의 행정처분을 유예하고 대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총리가 주재한 26일 의정 회의는 핵심 당사자인 전공의와 의대 교수 대표가 불참해 ‘반쪽짜리’로 끝났다. 오늘은 가톨릭대, 성균관대가 추가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어제 국회를 완전히 세종으로 이전하고 국회의사당을 포함한 여의도 지역의 개발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총선을 코앞에 두고 여의도 개발과 한 묶음으로 국회 이전 공약을 내걸어 마포 등 해당 지역 인근과 세종 등 충청권 유권자들의 표심을 공략하려는 의도가 뚜…
고려공사삼일(高麗公事三日)이란 옛말이 있다. 임진왜란 때 전시행정을 총괄하는 도체찰사 류성룡이 지방에 보낼 공문을 하달했는데 다음 날 고칠 부분이 생겼다. 난감한 순간, 공문이 아직 안 내려갔음을 알게 됐다. 다행이다 싶으면서도 괘씸해 문책하자 부하는 “공문이 달라질 수 있어 사흘 있…
한국인은 왜 아이를 낳지 않는가. 그 이유야 차고도 넘치겠지만 한국인의 가치관 측면에서 이를 분석한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인구보건복지협회가 가임기(20∼44세) 미혼과 기혼 남녀를 대상으로 출산과 자녀에 대한 가치관을 나열하고 동의하는 정도를 물은 것이다. ‘성장기에 비용이…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가 이달 초 미국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플로리다 마러라고 저택으로 찾아가 만났다. 오르반은 회동 후 “트럼프가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을 끝내기 위한 매우 상세한 계획을 갖고 있더라”며 이렇게 전했다. “트럼프는 자신이 복귀하면 한 푼도 주지 않을…
국내 대형마트 1위 업체 이마트가 최근 희망퇴직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근속 15년 차 이상의 수석부장∼과장급 인력을 대상으로 다음 달 12일까지 신청받는다. 이마트가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것은 1993년 창립 이래 처음이다. 유통업계에서는 실적 부진에 빠진 이마트가 위기 상황을 극복…
《23일(현지 시간) 미국 수도 워싱턴 북동쪽의 쇼(Shaw) 구역. 벽면 곳곳에 낙서가 가득한 단층 건물들 사이로 여기저기 쓰레기가 쌓여 있었다. 잡초만 무성한 공터 앞에는 마약에 취한 몇몇 부랑자들이 모여 행인들을 노려보고 있었다. 나이트클럽 등을 중심으로 갱단, 마약거래상 등도 …
클래시 오브 클랜, 클래시 로얄 등 모바일 게임으로 유명한 기업 슈퍼셀의 공동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일카 파나넨은 미니멀리즘 리더십의 대표 주자다. 그는 창업 이후 줄곧 “내 목표는 세계에서 가장 권력이 적은 CEO가 되는 것”이라고 말해 왔다. 파나넨은 재능 있는 직원을 …
파리에 새봄이 찾아들었다. 거리에 만개한 개나리와 파릇한 새싹, 그리고 가벼워진 사람들의 옷차림을 보니 기분이 상쾌해진다. 봄기운 가득한 파리를 느끼려고 가벼운 옷차림으로 길을 나선다. 내가 사랑하는 산책 코스는 파리의 좁다란 골목길이다. 관광객이 몰려드는 관광 명소가 아닌 뒷골목에선…
베누스는 로마 신화에 나오는 사랑의 여신이다. 영어로는 비너스로 불린다. 반면 마르스는 전쟁의 신이다. 신화에서는 두 신이 사랑하는 사이로 나오지만, 만약 둘이 싸운다면 누가 이길까? 르네상스 시대 화가 산드로 보티첼리는 베누스가 이긴다고 확신했던 듯하다. 보티첼리는 1485년경에…
3월 맞나요? 때늦은 함박눈에 온 세상이 하얗게 덮였어요. 북극곰의 표정이 상기돼 보이네요. ―강원 평창에독자 정용권 씨 제공
추운 겨울 뜸했던 대형 도심 집회가 봄철과 선거철을 맞아 줄줄이 열리면서 교통 체증과 소음 공해로 인한 피해가 커지고 있다. 특히 정치적 갈등이 격화함에 따라 보수 진보 단체들이 세 과시를 위해 참석 인원을 수천 명으로 신고해놓고 실제로는 수백 명만 참가하거나 집회 소요 시간을 2∼3…
22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여야 후보들 가운데 부동산 부자들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후보들은 출마한 지역구에 아파트, 상가를 갖고 있고 오피스텔 여러 채로 사실상 임대업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 민간 재개발·재건축이 예정된 아파트에 투자한 이들도 있다. 이들이 국회의원…
음주운전이나 음주측정 거부 전과가 있음에도 4·10총선 지역구 공천을 받은 후보가 국민의힘은 22명, 더불어민주당은 21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현역 의원 각각 9명을 포함해 이번 총선에 새로 출마하는 후보들 중에도 음주운전 전력자가 양당에 10명 넘게 있다. 다른 당과 무소속까…
‘한국 기업사(史)에 보기 드문 기업 지배구조 모범생’으로 불리던 유한양행의 최근 행보는 소유와 경영의 분리, 견제와 균형을 통한 성장이라는 가치가 얼마나 이루기 힘든 것인지 여실히 보여준다. 유한양행 창업주 고(故) 유일한 박사는 ‘기업은 사회의 것’이라는 이념 아래 창업주 일가는…
지난주 독일에선 올라프 숄츠 총리의 연설이 논란이 됐다. 숄츠 총리는 20일 라이프치히에서 열린 도서전에서 연설에 나섰다가 여러 차례 중단해야만 했다. 연설 도중 관중 세 명이 돌아가며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기 때문이다. 총리실이나 행사 주최 측으로선 작지 않은 사고였다. 소셜미디어에 …
행동주의 펀드의 장단점이 있는데도 한국에서 유독 ‘기업 사냥꾼’이라는 나쁜 이미지가 굳어진 건 외국계 펀드의 ‘먹튀’가 잇따르면서다. 지배구조 개선을 명분 삼아 기업을 압박한 뒤 주가가 오르면 막대한 시세 차익을 챙겨 떠난 사례가 반복된 것이다. 소버린이 SK그룹을 공격해 1조 원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