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와 개나리 열매 본 사람?[서광원의 자연과 삶]〈86〉
영문학을 하는 대학생들이 셰익스피어의 희곡 ‘로미오와 줄리엣’ 원전을 읽으면 두 가지에 놀란다고 한다. 사랑에 목숨을 건 멋진 귀족 청년으로 알고 있던 로미오가 바람둥이에 가까운 게 그 하나고, 연인 줄리엣이 그 당시 14세도 안 된 나이였다는 게 다른 하나다. 이런 줄리엣이 이제는 …
- 2024-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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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문학을 하는 대학생들이 셰익스피어의 희곡 ‘로미오와 줄리엣’ 원전을 읽으면 두 가지에 놀란다고 한다. 사랑에 목숨을 건 멋진 귀족 청년으로 알고 있던 로미오가 바람둥이에 가까운 게 그 하나고, 연인 줄리엣이 그 당시 14세도 안 된 나이였다는 게 다른 하나다. 이런 줄리엣이 이제는 …
젊은 여자가 한 손에 꽃을 들고 다른 한 손은 튀어나온 배 위에 얹었다. 임신부로 보인다. 당차면서도 강렬한 눈빛으로 화면 밖 관객을 응시하고 있는 이 여자는 누굴까? 그녀가 손에 든 두 송이 꽃은 무엇을 의미할까? 이 그림은 독일 화가 파울라 모데르존베커가 그린 ‘왼손에 두 송이 꽃…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그제 자신의 지역구인 서울 강북을 경선에서 정봉주 당 교육연수원장에게 패해 공천에서 탈락했다. 박 의원은 현역 의원 평가 하위 10%에 들어가면서 득표율 30% 감산 페널티를 받고 경선에 임했다. “민주당을 다시 복원하겠다는 각오로 가랑이 사이를 기는 치욕을…
의대 증원에 반대하는 전공의(인턴, 레지던트)들의 병원 이탈이 4주째 이어지는 가운데 동맹 휴학 중인 의대생들의 유급 처리가 임박했다. 전체 의대생의 75%인 1만4000여 명의 휴학 신청자들이 이대로 복귀하지 않으면 수업일수 부족으로 집단 유급을 당하게 된다. 의대 교육이 파행하고 …
건설 현장 곳곳에서 노조의 불법 행위가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지난해 정부가 ‘건폭(건설 현장 폭력)과의 전쟁’을 선포하며 특별단속을 벌인 뒤 주춤했던 노조의 채용 강요, 공사 방해, 금품 요구 등이 되살아나고 있는 것이다. 건설노조의 압박이 인건비 상승으로 이어져 가뜩이나 치솟고…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과 ‘디지털 금’으로 불리는 비트코인, 위험자산의 대표인 주식 가격이 동시에 급등하고 있다. 안전자산과 위험자산이 함께 오르는 이른바 ‘에브리싱 랠리(everything rallly)’다. 글로벌 자금시장에서 도는 돈이 한쪽으로 쏠리면 다른 쪽에선 돈이 밀물처럼 빠…
《최근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연금특위) 공론화위원회가 압축한 두 가지 국민연금 개혁안에선 연금 기금 고갈에 대한 위기의식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론화위는 내는 돈(보험료율)을 현행 소득의 9%에서 13%로 올리고 받는 돈(소득대체율)은 40%에서 50%로 늘리는 ‘1안…
지난주 프랑스 파리 곳곳에 못 보던 포스터가 붙었다. ‘마크롱, 우린 우크라이나를 위해 죽지 않을 것’이란 글이 담겼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지난달 26일 우크라이나 파병 가능성을 시사하자 이에 반발한 시민들이 내건 문구다. 일부는 프랑스군의 파병을 반대하는 집회도 조직했…
‘조희대 대법원’이 직면한 당면 과제는 재판 속도를 높이는 것이다. 김명수 전 대법원장 시절 고법 부장판사 폐지 등 이른바 ‘사법 민주화’ 정책으로 재판 지연 문제가 심해지면서, 헌법이 모든 국민에게 보장한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가 곳곳에서 침해당하고 있다. 조 대법원장이 추진하…
“유치원을 제일 좋아해요. 하지만, 이젠 가기 싫어요.” 아이는 고모 소매를 움켜쥐었다. 놓치는 순간 사라질까 봐. 퀭하니 움츠린 눈망울. 꼬마는 오른손에 힘을 꽉 줬다. 잃어버린 왼손은 옷자락에 감춘 채. 겨우 네 살배기. 오마르 아부 쿠와이크는 활달한 아이였다. 언제든 깔깔거렸고,…
한동안 주식시장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기업 밸류업(가치 제고) 정책으로 설왕설래가 많았다. 1월 중순 금융당국이 실행 계획을 밝히고 나서 금융회사, 지주회사 등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기업을 중심으로 주가가 급등하다가 실제 금융당국이 실행 계획을 밝힌 2월 26일 이후에는…
나의 ‘공식적인 장례식’을 얼마 전 마쳤다. 그동안 해온 목공 작품과 드로잉 등으로 부고 기사를 뜻하는 ‘오비추어리(Obituary)’라는 전시를 마친 것이다. 2020년 코로나가 시작되고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았을 때 몇 년 동안 마음속으로 품었던 일을 시작했다. 전문 변호사에게 …
어린 시절 음악 잡지 읽는 걸 즐겼다. 좋아하는 음악인들의 기사를 읽는 것도 좋았고, 그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는 인터뷰도 즐거웠다. 그런 기사들에서 가끔씩 보게 되는 이름이 있었다. 이판근이란 낯선 이름이었다. 내용은 거의 비슷했다. 이판근에게 음악 이론을 배웠다는 것이었다. 그 기사…
아들은 오늘도 자신이 10대였을 때 아버지가 했던 말을 곱씹는다. 어느 날 그는 아버지와 차를 타고 슈퍼마켓에 가다가 도덕심에 관한 얘기를 하게 되었다. 그런데 아버지의 말이 충격적이었다. 아버지는 자신이 선한 사람이 아니라 “선이라는 사치를 누리는 사람”일 뿐이라고 했다. 우리 집이…
‘오늘도 무사히.’ 며칠 전 건설 현장에서 본 표어다. 오늘 출근한 모든 근로자가 웃으며 퇴근하길 바라는 마음이 담긴 문구지만, 산업안전 정책을 책임지는 필자에게는 특히 한 글자 한 글자 무겁게 다가왔다. 지난주 발표한 2023년 ‘재해조사 대상 사망사고 발생 현황’ 통계에 따르면 지…
북한의 체제 변화는 가능한가? 여기서 체제 변화란 정권교체나 붕괴(regime change) 같은 급변 사태가 아니라 개혁, 개방같이 점진적 노선 변경(transformation) 유도를 의미한다. 전자보다 후자가 훨씬 더 현실성이 있고 또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번…
한국에 관심이 생긴 후 미국 로스앤젤레스 한인타운에 거주하던 저자는 ‘가장 큰 한인타운’인 한국으로의 이주를 결행한다. 자칭 한국 코노셔(감식가)인 그가 10년 넘게 체류하며 한국과 한국인에 관해 쓴 칼럼을 모았다. K팝부터 K할머니까지 다채로운 K의 모습을 편견 없이 묘사한 관점이 …
6조 원에 가까운 투자 손실이 예상되는 홍콩 H지수 기초 주가연계증권(ELS) 사태와 관련해 금융감독원이 분쟁 조정 기준안을 어제 발표했다. 현장점검 결과 금융회사의 무리한 실적 경쟁과 불완전 판매 행태가 확인돼 투자손실 전액을 배상받을 가능성을 열어뒀다. 반대로 ELS 투자 경험 등…
4월 총선을 앞두고 친북·반미 인사들에 대한 공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전과(前科) 경력이 있는 이들이나 재판 중인 피고인들도 상당수 지역구나 비례 후보 출마가 예상된다. 더불어민주당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에 참여하는 시민단체들이 비례 후보 1번으로 천거한 전지예 씨는 유엔사 해체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