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관광 활성화로 내수 살리기…400억원 투입해 숙박 할인-휴가비 지원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3월 29일 18시 15분


정부가 국내 여행객 100만 명에게 3만 원의 숙박 할인을 제공하고, 일본 등 22개국에 대해 전자여행허가제(K-ETA)를 내년 말까지 면제한다. 정부가 이 같은 내용의 ‘내수 활성화 대책’을 29일 내놓았다. 최근 고물가, 고금리로 위축된 민간소비를 살리기 위한 조치다. 재난지원금처럼 현금을 뿌려 물가 상승을 압박하지 않으면서도 국외 여행 수요를 국내로 돌려 내수를 진작시키겠다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제15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위기상황 속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민생안정”이라며 “내수 활성화를 통한 새로운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방향을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문화체육관광부는 올 6월부터 국내 숙박 상품에서 3만 원을 할인받을 수 있는 쿠폰 100만 장을 발행한다. 테마파크 등 놀이공원에서 사용할 수 있는 할인쿠폰(1만 원) 18만 장도 지급한다. 이들 할인쿠폰은 숙박예매 사이트나 놀이공원 홈페이지 등에서 선착순으로 내려받으면 된다. 정부는 여행비 할인쿠폰 발행에 최대 400억 원을 투입한다.

중소·중견기업이 10만 원, 종사 근로자가 20만 원을 여행자금으로 각각 적립하면 정부가 10만 원을 추가 지원하는 ‘근로자 휴가 지원사업’도 기존 9만 명에서 19만 명으로 확대한다.  여기에는 정부 재정 200억 원이 들어간다.

국토교통부는 5월 중 임산부와 동반자의 KTX 운임을 50% 할인한다. 4인 동반석에 다자녀로 등록한 가족이 철도를 이용하면 어른 운임 할인폭을 기존 30%에서 50%로 확대한다. SRT도 봄(4월 1일~17일)·가을(10월) 기간 중 운임을 최대 30% 할인한다.

외국인 관광객 유입을 위해선 일본, 대만 등 22개국을 대상으로 K-ETA를 내년까지 한시 면제한다. K-ETA는 무비자로 입국하는 외국인들의 개인정보를 사전 등록하는 시스템이다. K-ETA는 항공기 탑승 72시간 전까지 신청해야 하고 수수료 1만 원을 내야 하는 등의 제약이 있어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걸림돌로 지목돼 왔다.

5월부터는 무비자 환승 관광도 가능해진다. 코로나19 사태로 중단된 3종 환승 무비자 제도를 복원해 유럽, 미국 등 34개국 입국 비자 소지자가 환승 시 지역 제한 없이 최대 30일간 체류할 수 있도록 했다. 외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대규모 면세점 할인행사도 연다. 5월 한 달간 열리는 ‘Korea Duty-Free Festa 2023’에 전국 면세점이 참여해 온·오프라인 할인(최대 20%) 행사를 벌인다. 50여 개 한류행사 및 국제회의를 연중 실시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이와 함께 올 9월까지 한-중·동남아·일본 노선 등 국제항공 노선을 2019년 대비 약 80~90% 수준으로 회복한다. 특히 지역 국제공항(김해·대구·무안·양양·청주)에 외국인 방한객을 늘리기 위해 신규 취항 항공기, 관광 전세기에 공항시설 사용료(편당 최대 800만 원) 면제 및 운항지원금(노선당 최대 3000만 원) 혜택을 준다.

일각에서는 이번 내수 활성화 대책의 효과가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재정지출로 혜택을 받는 대상과 규모가 크지 않아 아주 큰 내수 진작 효과를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지출 분야가 여행, 관광에 국한된 점도 한계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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