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 있어? 대체 어디 있어?” 17일 경기도 광주 남한산성에서 미군 전략폭격기 B-52H의 비행을 기다리던 사진가들이 한참을 두리번거렸다.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2023 항공우주방위산업전시회(ADEX) 개막식 ‘한미 연합 공중전력 축하 비행’에서 B-52H의 차례가 왔기 때문이다. 앞서 축하 비행을 진행한 KF-21, F-22, T-50 등의 하늘을 찢는 듯한 소음이 그치자 거대한 물체가 눈앞에 나타났다. 연신 셔터를 누르던 한 사진가는 “생각보다 엄청 조용해서 하마터면 못 찾을 뻔했다”라고 말했다.
B-1B 랜서, B-2 스피릿과 함께 미국이 보유한 대표적인 전략폭격기인 B-52H는 핵무장이 가능하다. 축하 비행에 앞서 우리 공군의 F-35A와 함께 한반도 상공에서 한미 연합공중훈련도 한 B-52H는 비행을 마친 뒤 충북 청주공항에 착륙했다. 한반도 상공에서 한국 공군과 연합 훈련을 한 적은 많지만, 국내 기지에 착륙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축하 비행의 포문은 대한민국 공군 블랙이글스가 열었다. 고난이도의 곡예비행을 15분가량 선보이며 등산객을 비롯한 시민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공중전력 축하 비행은 대한민국이 개발한 초음속 전투기 KF-21 ‘보라매’가 선두로 나섰다. 뒤이어 E-737 피스아이 조기경보기를 앞세운 F-35A와 FA-50이 서울 상공을 가로지르며 압도적인 공중 사열을 선보였다. 이날 축하 비행에는 F-15K, F-16A 등 다양한 한미 연합 공중전력이 등장해 ‘대한민국을 지키는 가장 높은 힘’을 과시했다.
한편 이날 개막식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은 축사를 통해 “원조와 수입에 의존했던 나라가 이제 최첨단 전투기를 만들어 수출하는 수준으로 도약했다”라며 “우리 방위산업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며 새로운 역사를 써가고 있다”라고 말했다. 국내 최대의 항공우주·방산 분야 무역 전시회인 ADEX는 34개국 550개 업체가 참가해 역대 최대 규모로 오는 22일까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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