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5일 미국 대선이 45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후보 겸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후보 겸 전 대통령의 초접전이 이어지고 있다. 두 후보는 미 전국 및 7개 경합주 지지율 조사에서 팽팽한 대결을 벌이고 있다.
뉴욕타임스(NYT), 필라델피아인콰이어러, 시에나대가 19일(현지 시간) 공개한 두 후보의 전국 지지율은 모두 47%였다. 두 사람의 첫 TV토론 이틀 전인 8일 같은 기관의 조사에선 트럼프 후보가 48%로 해리스 후보(47%)를 불과 1%포인트 앞섰다. 해리스 후보가 우세했다는 평가를 받는 TV토론과 무관하게 초박빙 대결 구도 자체에는 큰 변화가 없는 셈이다.
다만 대선의 최대 경합주로 꼽히는 펜실베이니아주 유권자 대상 조사에서는 해리스 후보가 50%로 트럼프 후보(46%)를 앞섰다.
같은 날 정치매체 더힐과 에머슨대가 공개한 7개 경합주 여론조사에선 트럼프 전 대통령이 4곳, 해리스 부통령이 2곳에서 우위를 보였다. 트럼프 후보는 펜실베이니아, 조지아, 애리조나, 위스콘신주에서는 해리스 후보를 눌렀다. 해리스 후보는 노스캐롤라이나, 미시간주에서 트럼프 후보를 이겼다. 네바다주는 두 후보가 동률이었다.
이코노미스트와 여론조사회사 유고브가 전국 유권자에게 ‘당신의 지지 후보와 별개로 누가 대선에서 승리할 것 같은가?’를 물었을 때는 “해리스 후보”라는 답이 42%로 트럼프 후보(32%)보다 많았다. 다만 “잘 모르겠다”는 응답자도 26%에 달해 부동층 표심이 상당함을 짐작케 했다.
대선과 같은 날 치러지는 중간선거에서 경합주 노스캐롤라이나주의 공화당 주지사 후보로 나선 흑인 후보 마크 로빈슨 노스캐롤라이나 부지사를 둘러싼 논란도 거세다. CNN은 그가 과거 자신을 ‘흑인 나치’라고 부르며 노예제를 옹호했다고 전했다.
로빈슨 부지사는 부인했지만 당내 일각에서는 “경합주 표심과 대선 판세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며 그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트럼프 후보는 올 3월 노스캐롤라이나 유세에서 로빈슨 부지사의 열정적인 연설 등을 거론하며 “스테로이드를 맞은 (흑인 인권 운동가) 마틴 루터 킹 목사 같다”고 추켜세웠다.
재임 시절 친(親)이스라엘 정책을 폈던 트럼프 후보는 19일 수도 워싱턴에서 열린 유대계 행사에 참석해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민주당을 지지하는 유대계는 지능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지난해 10월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전쟁 발발 당일 하마스에 납치됐다 올 6월 이스라엘군에 구출된 이스라엘 민간인 안드레이 코슬로프와도 악수했다.
해리스 후보는 같은 날 또 다른 미시간주에서 자신을 지지한 ‘토크쇼 여제’ 오프라 윈프리와 공동 유세를 벌였다. 메릴 스트립, 줄리아 로버츠, 제니퍼 로페즈, 벤 스틸러 등 쟁쟁한 유명 배우도 온라인으로 이날 행사에 참여했다. 해리스 후보는 트럼프 후보의 선거불복 가능성에 관한 질문을 받자 “투표로 이를 응징해야 한다”는 취지로 답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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