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가 키운 보물’ 전복 속에 숨은 고통[김창일의 갯마을 탐구]〈128〉
최근 넷플릭스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에서 아홉 살 애순이가 쓴 시 ‘개점복’(전복)이 회자되고 있다. “허구헌 날 점복 점복/태풍 와도 점복 점복/딸보다도 점복 점복… 내 어망(엄마의 제주 방언) 속 태우는 고놈의 개점복/점복 팔아 버는 백환/내가 주고 어망 하루를 사고 싶네….” 엄마의 고단한 삶을 개점복을 통해 담아낸 시다. 전복은 바다가 내어주는 보물이지만 숨비소리에 담긴 고됨을 상징하기도 한다. 조선시대 제주 사람들에게 전복을 따서 조정에 바치는 일은 고통이었다. 전복 채취는 생계를 위한 노동을 넘어 목숨을 거는 일이었다. 제주목사였던 이예연과 기건은 전복 따는 해녀의 애처로운 모습을 보고, 차마 전복을 먹을 수 없다고 했다. “전복 캐는 수고로움을 생각하니 어찌 전복 먹을 생각이 나겠는가”라는 정조의 말도 홍재전서에 기록돼 있다. 전복 잡는 물질은 힘들었고, 전복을 공납하는 일은 괴로웠다. 제주목사 이형상이 “잠녀(해녀)는 1년 내내 미역과 전복을 마련해 바쳐야 하니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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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