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의 시간[정덕현의 그 영화 이 대사]〈53〉

“근데… 사망잔데요… 사망은 안 했어요.”―봉준호 ‘괴물’“현서야. 너 때문에 가족이 다 모였구나….” 봉준호 감독의 영화 ‘괴물’에서 현서의 할아버지 박희봉(변희봉)은 영정 사진들이 쭉 놓여 있는 합동분향소에서 그렇게 말한다. 한강에 갑자기 나타난 괴물에게 현서(고아성)가 잡혀 가면서 그 비극 앞에 가족들이 모처럼 다 모였다. 밖으로만 나돌던 운동권 출신의 남일(박해일)은 형 강두(송강호)가 함께 도망치다 현서의 손을 놓친 걸 탓하고, 국가대표 양궁 선수인 강두의 여동생 남주(배두나)는 대회에서 동메달을 땄다며 영정 사진 앞에서 오열한다. 오랜만에 모였지만 티격태격하던 가족은 현서의 영정 사진 앞에서 참을 수 없는 슬픔을 토해내며 바닥을 뒹군다. 피해자 가족들에게 정부는 무심하다. 감염의 위험이 있다며 격리병동에 가두고, 괴물과 접촉했던 강두를 심지어 실험 대상으로 삼으려 한다. 그런데 죽었다고 쉽게 예단했던 현서에게서 전화가 온다. 살려 달라고. 그 사실을 경찰에게 알리지만 경찰 자세히 보기
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