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한강의 북향 정원 식물들은 ‘거울햇빛’을 쬐며 자란다
소설가는 ‘나’로 말을 시작하는 일이 잘 없다. 소설 속 화자의 입을 빌려 말하기 때문이다. 소설가가 일상의 감흥과 생각을 솔직하게 드러낸 산문은 그래서 반갑다. 그 소설가가 지난해 한국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한강이라면 더.한강 작가의 신작 산문집 ‘빛과 실’이 24일 출간됐다. 지난해 노벨 문학상 수상 이후 펴낸 첫 책이다. 여섯 편의 산문과 여섯 편의 시를 묶었다. 이 중 북향 정원에서 식물을 키우며 쓴 산문 ‘북향 정원’, 네 평짜리 마당에 정원을 가꾸며 쓴 일기를 모은 ‘정원 일기’, 글쓰기에 대한 자세를 담은 ‘더 살아낸 뒤’가 미발표작이다. 전체 책 분량의 절반을 조금 넘는다. 모두 노벨 문학상 수상 이전에 쓰였다.가장 눈길이 가는 꼭지는 산문 ‘북향 정원’이다. 일조량이 적은 북향의 정원에서 뿌리를 내리는 식물들과 이를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이 담겼다. 작가는 북쪽 벽에 붙인 화단에 빛을 쪼이기 위해 여덟 개의 탁상용 거울을 들인다. 15분에 한 번씩 거울의 각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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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