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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여회 평행선 토론

Posted June. 01, 2005 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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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역사공동연구위원회는 고대사, 중세사, 근현대사 등 3개 분과위원회로 나뉘어 한국의 서울 부여 강릉 진주, 일본의 도쿄() 후쿠오카() 나라() 등을 오가며 토의를 거듭했다. 한국 측에선 연구위원 외에도 별도의 연구 협력자 91명이 참여, 한일 관계사 중 103개의 세부 주제를 자체 선정해 연구를 진행하는 등 열의를 보였다.

그러나 역사공동연구에 임하는 한일의 입장은 서로 달랐다. 한국은 이를 통해 일본의 역사 왜곡을 막고 양국 공동교과서 집필까지 나아가려 했으나 일본 측은 역사왜곡 파문을 물 타기 하려는 의도가 짙었다.

이는 역사연구 과정은 물론 결과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한국 측은 위원회의 실효성을 위해 정부 인사의 참여를 주장했으나 일본의 반대로 무산됐다.

일본군 위안부, 역사왜곡 등의 주요 현안이 연구 주제에 포함되지 않고 공동연구 결과가 역사교과서에 반영되지 않은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일본 측은 단일한 국정 역사교과서를 채택하고 있는 한국과 달리 일정한 정부 기준을 통과한 다양한 민간교과서를 채택하고 있는 자국의 교과서 제도를 내세워 공동연구 결과의 교과서 반영을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위원회의 한국 측 총간사인 조광 고려대 교수는 31일 연구 결과를 발표하면서 비슷한 역사문제를 겪은 독일과 프랑스도 1970년대 이후 30년 동안 공동연구를 통해 공동교과서를 사용하는 단계에 이를 수 있었다며 이해를 구했다.

위원회가 내놓은 A4 용지 2000쪽 이상의 최종 보고서는 양국 역사학자들의 인식을 화학적으로 융합한 성과물이 아니라 각각의 주장을 병렬적으로 나열하는 데 머물렀다.

정부와 위원회는 최종 보고서를 6월 중 책자로 만들어 전국 도서관 등에 배포하고 역사교과서 편수 때 참고할 방침이다.

정부는 이달 20일 열리는 한일 정상회담에서 제2기 역사공동연구의 출범을 공식 발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윤종구 박형준 jkmas@donga.com love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