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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흉내 포털뉴스 위험천만

Posted May. 30, 2007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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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기업 홍보팀 김모 과장은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오보() 수정이나 삭제를 요청할 때마다 애를 먹는다. 해당 언론사에서 문제가 생길 것을 우려해 삭제하고 포털에 수정 요청까지 한 기사를 포털이 몇 시간 동안 방치하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기사가 포털에 떠 있는 동안 잘못된 내용이 계속 노출되는 거잖아요. 조금이라도 책임감이 있다면 그렇게 하면 안 되는 것 아닌가요?

사실상 언론 역할을 하는 인터넷 포털 뉴스의 부작용이 문제가 되고 있다. 하지만 포털들은 우리는 언론사들의 뉴스를 배치만 할 뿐이지 언론의 기능을 하고 있지 않다고 주장하면서 책임을 인정하지 않는다.

포털 뉴스를 둘러싼 가장 큰 쟁점은 포털들이 막강한 시장지배력과 기사 편집권을 이용해 사실상 빅 브러더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포털이 편집권을 이용해 자신들에게 불리한 기사를 메인 화면에 배치하지 않는 것은 물론 자신들의 주장이나 성향을 뒷받침하는 기사를 상위에 배치함으로써 여론에 영향을 미치려 하고 있다는 점이다.

인터넷미디어협회와 인터넷기자협회는 21일 성명을 내고 포털 스스로가 비판 기사를 감추고 있기 때문에 포털 문제 공론화가 가려지는 여론 왜곡이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뉴스의 신뢰성 및 정확성과 관련한 부작용도 심각하다.

인터넷 뉴스에서는 지속적으로 콘텐츠를 갱신하므로 속보 경쟁이 치열하다. 주의하지 않으면 오보가 올라갈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다.

올해 3월 일어난 에로 배우 이모 씨 사건은 여과장치 없는 포털의 속보경쟁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보여 주는 사례다. 당시 포털 네이버에 이 씨 관련 검색어 순위가 급상승하자 일부 인터넷 언론이 동명이인인 영화배우의 전 부인과 혼동해 기사를 게재했다. 지난해에는 가수 이현우 씨가 사망했다는 기사가 사실 확인도 없이 주요 뉴스로 보도돼 혼란을 빚었다.

인기에 영합하는 선정성도 문제. 29일 네이버의 가장 많이 본 뉴스 50개 중 연예 분야와 관련된 것은 56%인 28개에 달했다. 야후코리아는 심혜진 남편, 재벌가 사위 출신 기사가 1위를 차지한 것을 비롯해 30개 중 9개가 연예인과 관련된 것이었다.

이에 대해 네이버 측은 가장 많이 본 뉴스와는 별도로 최다 스크랩 기사를 선정하고 있으며 이 랭킹에는 선정적인 기사가 많지 않다고 밝혔다.

또 의제설정 기능을 하고 있다는 논란에 대해서는 언론사 사이트를 모니터링해서 헤드라인으로 가장 많이 올라와 있는 기사를 메인 뉴스로 주로 올리며, 이슈를 만들어 내려는 의도는 없다고 주장했다.



문권모 김선우 mikemoon@donga.com sublim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