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쿵 꽝, 꽝, 꽝. 23일 오후 2시 43분경 인천 옹진군 대연평도 당섬나루터에서 1km 정도 떨어진 연평면 서부리 집에서 그물을 손질하던 최율 씨(53)는 갑작스러운 폭발음과 함께 땅이 흔들리는 강한 진동에 깜짝 놀라 집 밖으로 뛰쳐나왔다. 허겁지겁 도로변에 나와 주위를 둘러보니 집에서 불과 30여 m 떨어진 식당 진미정이 포탄에 맞은 듯 반파된 채 불길이 치솟고 있었다. 놀란 가슴을 진정시킬 틈도 없이 곧이어 연평면사무소 뒤편 야산에도 포탄 2, 3발이 떨어져 검은 연기와 함께 불길이 치솟았다. 또 연평파출소 옆 골목길을 따라 조성된 주택가가 몰려 있는 인근 남부리 주택 3, 4곳에서도 굉음과 함께 포탄이 잇따라 터지면서 마을 전체가 화염에 휩싸였다. 순간 전쟁이 일어났다고 판단한 최 씨는 도로변에 넋이 나간 듯 주저앉은 주민 수십 명을 일으켜 세우며 큰 소리로 포탄이 떨어졌다. 빨리 집 밖으로 나오라고 고함을 치며 미친 듯이 뛰어다니기 시작했다. 최 씨는 주택가와 야산에 포탄이 동시 다발로 떨어지면서 마을이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며 어떻게 방공호로 대피했는지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