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탄도미사일 도발에 이어 조만간 7차 핵실험을 감행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정부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북한이 6월 전반기로 예고한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핵실험 결정서를 채택하고 바로 행동에 옮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태효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1차장은 25일 기자들과 만나 “(북한 핵실험이) 마지막 준비단계로 임박한 시점”이라며 “하루 이틀 내 핵실험이 일어날 가능성은 작지만, 그 이후 시점에는 충분히 (핵실험)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정확한 핵실험 시점은) 아마 북한의 지도자도 스스로 결정을 안 했을 것”이라면서도 “기폭시험을 몇 주에 거쳐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봐서 (핵실험에) 실패하지 않을, 북한 당국 나름대로 원하는 규모와 성능을 평가하는 마지막 준비단계에 임박해 있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핵실험 가능 시기로는 6월 전반기가 거론된다. 북한은 6월 전반기(1∼15일 사이) 당 중앙위원회 제8기 5차 전원회의를 열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북한이 6차 핵실험을 했던 2017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정치국 상무위원회를 긴급 소집해 핵실험 명령서를 승인했던 것처럼 이번 전원회의에서 핵실험 결정서를 채택할 가능성이 있다.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38노스는 24일(현지 시간)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14일까지 촬영된 위성사진은 5MW 원자로가 여전히 가동 중이며 4월 말부터 원자로와 폐연료봉 처리시설 주변에서 평소보다 많은 차량 활동이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이어 우라늄농축시설(UEP)에선 “지난달 27일 덮개 끝이 분리됐으며 이달 14일에는 푸른색 덮개가 교체된 것이 포착됐다”고 전했다.
북한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핵실험 시기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국가정보원은 북한 내 코로나19 확산이 5월 말∼6월 초 정점에 도달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북한이 방역전에서 “승기를 쥐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 만큼 주민 동요를 다스리는 데에 핵실험을 사용할 수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김 위원장이 코로나19 호전 추세에 자신감을 얻어 코로나19 극복과 핵무력 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겠다는 의지를 표출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지선기자 aurink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