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튀르키예 대지진이 발생하며 터키 북서부 땅덩이가 남서쪽으로, 남동부 땅은 북동쪽으로 이동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내 연구진이 지각판 경계면을 따라 단층이 수평으로 이동하는 ‘좌수향 변위’의 영향으로 땅이 최대 6.6m가량 이동했다는 분석을 내놨다.
송석구 한국지질자원연구원(KIGAM) 지질재해연구본부장 연구팀은 이 같은 분석을 담은 ‘KIGAM 국외지진 연구현황’을 13일 발간했다. 이번 분석은 원격탐사 기법을 도입했다. 약 4m의 공간 해상도를 가진 유럽우주국(ESA)의 위성 ‘센티널-1’과 ‘센티널-2’의 관측 자료를 활용해 지진으로 인한 지표 변형을 분석한 것이다.
2월 튀르키예 지진은 규모 7.8을 기록했다. 튀르키예는 아나톨리안판에 위치한다. 북쪽의 북아나톨리안 단층이 유라시아판과, 남동쪽의 동아나톨리안 단층이 아라비아판과 맞닿아 있다. 두 단층을 따라 큰 지진이 발생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 분석에 따르면 이번 지진으로 470km에 이르는 지표파열이 발생했다.
지표파열은 지진의 단층 운동으로 단층이 지표면에 드러나는 현상이다. 통상 규모 6.0 이상의 강력한 지진에서 나타난다. 연구팀 분석에 따르면 이 지표파열로 동아나톨리안 단층 남부 지역에선 최대 3.8m, 북부에선 최대 5.7m가량 수평으로 땅이 이동했다. 연구팀은 “이 분석은 해외 연구팀의 연구와 일치한다”고 밝혔다.
이 밖에 연구팀은 지진으로 문경과 강릉의 지하수 수위가 각각 약 7cm, 3cm 상승했다는 점 등도 밝혔다. 송 본부장은 “지질재해 연구 분야에서 확대되고 있는 원격탐사 기술을 활용한 사례로 재해를 줄이기 위한 핵심 기술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고재원 jawon121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