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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브라이언 前안보보좌관 “한국 안보, 미군에 지나치게 의존할 필요 없어”

오브라이언 前안보보좌관 “한국 안보, 미군에 지나치게 의존할 필요 없어”

Posted February. 07, 2024 07:39   

Updated February. 07, 2024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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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한미동맹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훨씬 더 많다. 미군에 지나치게 의존할 필요가 없을 수 있고, 미 항공기나 함정들은 중국을 더 억지하는 방식으로 분산될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트럼프 2.0’ 시대 국무장관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로버트 오브라이언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5일(현지 시간) 동아일보·채널A 인터뷰에서 “한국을 비롯한 인도태평양 역내 모든 동맹국의 과제는 공격적인 중국에 대응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한다면 방위비 증액과 주한미군 철수를 연계해 한국을 압박할 것이라는 일각의 추측을 반박하면서도 중국 견제를 위해 주한미군의 구성(configuration)과 역할이 조정될 수 있다고 시사한 것이다.

오브라이언 전 보좌관은 한반도 핵 불균형에 따라 한국에서 자체 핵무장 주장이 나오는 것에 대해 “북한처럼 이란도 별다른 제재를 받지 않고 핵무기를 개발하는 것을 보면 나도 그런 주장에 공감하게 된다”고 말했다. 다만 “결국 북한 비핵화를 달성해야 한다”면서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과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이란 최고지도자) 등 악당들(bad actors)이 핵무기에 접근하는 것을 저지해야만 한다”고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하면 북한에 핵 동결을 대가로 제재를 완화하고, 핵보유국으로 용인할지 모른다는 관측에 대해서도 일축했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북한과 협상에 나선다면 그 이유는 북한의 핵과 탄도미사일일 것”이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장을 박차고 나온 것을 기억하라”라고 말했다. 북한 비핵화 목표를 강조하면서 동시에 한국의 자체 핵무장에도 부정적인 뜻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오브라이언 전 보좌관은 “한미일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중국 대항마”라며 “트럼프 체제에서도 3국 정상회담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을 제외하고 인도태평양에서 강력한 동맹 체제를 구축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한국이 쿼드(Quad·미국 일본 호주 인도 4자 안보협의체)에 가입하고, 오커스(Aukus·미국 영국 호주 3자 안보협의체)에 초청될 가능성이 있다”라고 강조했다.


워싱턴=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