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부터 누군가가 우리 집 대문과 창고를 가로막으며 차를 세워 놓았다. 몹시 불편했는데 차에는 연락처도 적혀 있지 않았다. 골목에 세워둔 그 차 때문에 이웃사람들도 통행에 불편을 겪었다. 우리 차인 줄 알고 치워달라며 대문을 두드릴 때면 속이 상했다. 며칠 전 그 차를 세우고 막 떠나는 젊은 여성과 마주쳤다. 차를 다른 곳으로 옮겨달라고 하자 각종 법을 내세우면서 따졌다. 다시 강력하게 요구하자 자신은 사법연수원생이라며 신분증을 내보였다. 어디론가 전화를 했는데 경찰차량이 출동했다. 파출소에서도 그 여자는 내 말은 듣지 않고 열심히 법을 강의했다.
기본적인 양식조차 없이 법률지식만 꿰찬 사법연수원생을 배출한다면 사법부의 미래는 암울하다.
김기령 (서울 관악구 신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