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월드컵을 잡아라.
월드컵이 끝나자마자 2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국제박람회기구(BIE) 131차 총회에서는 2010년 세계박람회(엑스포EXPO) 유치를 노리는 경쟁국들이 월드컵 못지않은 혈전을 벌였다. 이번 총회는 연말 개최지 확정을 앞두고 열린 마지막 총회.
6개월간 160개국과 30여개 국제기구가 참가할 2010 엑스포에 유치 신청을 낸 나라는 한국 중국 러시아 폴란드 멕시코 등 5곳. 전남 여수시가 세계적인 도시 상하이()와 모스크바를 상대로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한국은 전윤철() 경제부총리와 정몽구() 세계박람회 유치위원장 등 중량급 인사들을 파견해 월드컵으로 높아진 국가 브랜드를 굳히기 위한 막바지 총력전을 펼쳤다.
전 부총리는 기조연설에서 지구상에 유일한 분단국인 한국은 갈등의 극복과 평화의 메시지를 전파하게 될 세계박람회 개최의 최적지라며 여수를 통해 세계박람회가 대도시만의 축제가 아니라 중소도시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심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는 미하일 카시야노프 총리가 유리 루슈코프 모스크바 시장과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등 대표단을 이끌고 참석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엑스포를 경제위기 타개의 전환점으로 삼는다는 국가목표 아래 직접 뛰고 있다. 러시아는 월드컵(2002년 한국과 일본)과 엑스포(2005년일본 아이치현) 올림픽(2008년베이징) 등 굵직한 행사가 21세기 들어 모두 아시아권에서 열린다며 모스크바 개최를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중국도 아시아의 맨해튼으로 변모한 상하이를 앞세우고 있다. 3월 BIE 실사단이 방문했을 때는 장쩌민() 국가주석이 직접 나서 유치전을 벌였다. 1일 인터내셔널 해럴드 트리뷴 유럽판에 2개 면에 걸쳐 전면광고를 싣기도 했다.
파리박제균특파원 phark@donga.com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 kimkihy@donga.com
5년마다 열리는 엑스포는 월드컵 올림픽과 더불어 3대 국제행사로 불린다. 월드컵이나 올림픽에 비해 일반인의 관심은 덜할지 모르지만 경제적 파급효과는 훨씬 크다(그래프 참조). 지금까지 3대 국제행사를 모두 연 나라는 미국 일본 프랑스 독일 스페인 등 5개국뿐.
2010년 엑스포는 BIE가 공인한 등록()박람회인 데 비해 93년 대전엑스포는 BIE가 공인한 인정()박람회다.
등록박람회가 대규모 종합박람회라면 인정박람회는 등록박람회 사이에 열리는 중규모 전문 박람회. 대전엑스포 관람객이 1400만명이었다면 여수에서 엑스포가 열릴 경우 3000만명이 다녀갈 것으로 추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