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초 서울에서 열리는 한미 통상협상 실무회의에서 자동차 의약품 등에 대한 미국의 개방 요구가 거셀 전망이다.
24일 재정경제부와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에 따르면 한미 양국 정부는 다음달 78일 서울에서 분기마다 열리는 한미 통상협상 실무회의를 열어 통상 현안에 대한 의견을 조율할 예정이다.
통상교섭본부 박효성() 북미통상과장은 미국의 14분기 경상수지 적자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4.3%에 이르는 등 무역적자가 악화되고 있어 개방 요구 수위는 어느 때보다 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자동차 및 의약품 분야의 공세 강화이번 실무회의의 최대 쟁점이다. 미국은 한국이 6월말 끝낼 예정이었던 자동차 특별소비세 한시적 인하조치를 8월말까지 2개월 연장했지만 이에 만족하지 못하고 추가 연장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8%인 한국의 자동차 관세를 미국 수준(2.5%)으로 낮출 것도 꾸준히 요구하고 있다.
한국은 이미 한차례 연장해줘 별도 양보는 안 된다는 입장. 또 한국의 수입관세가 다른 나라에 비해 높지 않고 관세인하 논의는 세계무역기구(WTO) 관세협상에서 논의해야 한다며 맞설 계획이다.
최근 관심의 초점이 된 다국적 제약업체의 의약품 문제도 중요 현안이 될 전망이다. 미국은 한국이 시행하려는 참조가격제의 시행에 반대하면서 보험약가 결정과정에 다국적 제약업체를 참여시켜 달라고 요청할 것이 확실시된다. 한국 정부는 절대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
철강과 농산물은 밀고 당기기한국이 공세적으로 나설 부문은 철강이다. 미국의 긴급수입제한조치(세이프가드)에 대해 유럽연합(EU) 일본 등과 공동으로 대처하고 있지만 이번 협상에서는 한국이 경쟁력을 갖춘 일부 철강제품을 세이프가드 품목에서 제외시키는 것이 목표.
농산물 부문은 양자가 요구안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체리 수입 확대, 건조감자 플레이크 및 신선감자에 대한 시장접근물량 확대와 관세율 인하 등을 요구할 전망. 한국도 사과와 파프리카 등의 미국 수출길을 트기 위해 농산물의 수입허가와 검역절차 간소화 등을 요구할 계획이다.
미국이 지속적으로 요구하는 스크린쿼터 폐지에 대해서는 한국은 별도 협상으로 풀자고 주장하고 있다.
박중현 sanju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