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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 정당 잇단 '금기 파괴'

Posted August. 05, 2002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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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주의 선거운동5월 슈뢰더 총리는 반 유대성향을 보이는 인기작가 마르틴 발저와 애국심을 주제로 공개토론을 벌였다.

발저는 홀로코스트(Holocaust유대인 대학살)가 전후 독일인들에게 도덕적 매로 남용돼 왔다고 말해 독일내 유대인들을 격분시킨 인물. 최근에는 유대인 출신 홀로코스트 생존자이자 독일 문학비평의 거목인 마르셀 라이히 라니키를 노골적으로 비난한 한 비평가의 죽음이란 소설을 발표했다.

과거에는 반 유대주의자와 현직 총리가 선거를 앞두고 애국심 문제를 공개 논의한다는 것 자체가 독일에서는 금기에 속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슈토이버 당수는 최근 1945년 슈데텐 지역의 독일인을 추방한 체코가 그 같은 정책의 폐기를 선언하지 않는 한 유럽연합(EU) 가입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2차대전 당시 슈데텐의 독일인 지도자들이 히틀러에 협력했다는 사실()을 돌이켜 볼 때 그의 발언은 뜨거운 감자를 건드린 것. 아무리 추방당했다 해도 2차대전에서 독일인이 피해자였을 수 있다고 말하는 것 자체가 금기였다

군소 야당인 자민당의 유에르겐 모엘르만 당수도 반 유대주의에는 유대인의 책임도 일정 부분 있을 수 있다고 시사하는 발언으로 유대인들을 흥분시켰다.

분석과 전망독일 언론들은 독일인들이 20세기 후반을 무겁게 짓눌렀던 아우슈비츠의 악령을 새로운 세기를 맞아 떨어내고 싶어한다고 전했다. 집권 사민당보다 민족주의 색채가 강한 기민기사연합의 지지도가 높게 나오는 것은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것.

서유럽에서 우파 득세가 확연해지면서 국가별 민족주의 성향이 강조되는 추세에도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유럽 주변국들은 독일정치의 이 같은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는 분위기다. 독일에선 프랑스의 장 마리 르펜같은 극우파의 약진 가능성이 희박하기 때문. 무엇보다 일본과는 달리 2차대전 이후 독일은 철저한 사죄 등으로 전후 처리가 깔끔했기 때문이다.



박제균 ph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