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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청문회 제대로 되려나

Posted August. 16, 2002 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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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대환() 국무총리서리에 대한 국회 청문회가 9일 앞으로 다가왔는데도 정치권은 청문회 특위 인선조차 못하고 있다. 장상() 전 총리서리 때는 임명동의안이 국회에 제출된 뒤 하루 만에 특위 인선을 마치고 바로 청문회 준비에 들어갔으나, 이번엔 임명동의안이 제출된 지 5일이 지났는데도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인선 문제로 줄다리기를 계속하고 있다.

국민은 정치권의 밥그릇 싸움 따위에는 관심이 없다. 이 시점에서 국민이 궁금해하는 것은 정치권에 과연 장 총리서리의 자질과 능력을 제대로 검증하려는 의지가 있는지 여부다. 요즘 정치판 돌아가는 것을 보면 뭔가 좀 이상하기 때문이다.

청문회에 임하는 정치권의 자세부터가 예전 같지 않다. 특정은행으로부터 상식선을 넘는 거액의 대출을 받은 것이라든지 전국 각지에 소유하고 있는 부동산 매입 경위에 불투명한 점이 있다든지 하는 의혹들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으나 장상 청문회 때와는 달리 정치권이 큰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특위 인선이 지연되는 것도 기본적으로는 정치권의 무성의 탓이다.

더 큰 문제는 이런 무관심과 무성의가 정치권의 집안 사정 때문이라는 점이다. 신당 창당을 둘러싼 당내 갈등으로 바람 잘 날 없는 민주당은 아예 청문회에 신경을 쓸 겨를이 없어 보인다. 한나라당도 총리 임명동의안을 또 다시 부결시키는 것에 대한 정치적 부담을 느끼고 있어 검증에 열의를 보이지 않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다.

그러나 청문회와 인준은 별개다. 뿐만 아니라 사람에 따라 청문회의 강도가 달라져서는 청문회의 존재의의가 없다. 장상 청문회 때처럼 엄정하게 장대환 청문회가 이뤄져야 한다. 이번엔 도덕성 못지않게 국정운영능력에 대해서도 면밀하게 검증해야 한다. 따라서 정치권은 당장 특위 인선을 마치고 청문회 준비를 서둘러야 한다.

장 총리서리도 자신과 관련한 각종 의혹에 대해 진실하게 답해야 한다. 정직만이 국민을 납득시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