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 월드컵 4강 주역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거스 히딩크 전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을 비롯해 설기현, 이을용 등 유럽 무대에 안착한 선수들이 승승장구하고 있는 반면 안정환, 홍명보 등은 이적 문제가 잇따라 암초에 부닥치면서 밤잠을 설치고 있다.
태극전사 열풍설기현(벨기에 안데를레흐트)은 3경기 연속골을 터뜨리며 월드컵 돌풍을 이어갔다. 설기현은 25일 스탕다르와의 리그 원정경기에서 후반 4분 선취골을 뽑아내 팀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개막전 이후 3경기 연속 득점이자 시즌 4호골. 설기현의 활약에 힘입어 팀은 리그 3연승으로 승점 9를 기록, 브루헤를 골득실에서 앞서며 1위를 달렸다.
이을용(터키 트라브존스포르) 역시 25일 터키 진출후 처음으로 풀타임 출전하며 주가를 높였다. 이날 알타리스포르와의 홈경기에 왼쪽 윙백으로 출전한 이을용은 프리킥과 코너킥을 전담하며 팀 공격을 주도했다.
교토의 별 박지성(교토 퍼플상가)도 24일 일본프로축구 올스타전에 출전, 관중의 큰 호응을 얻었다. 감독 추천으로 출전한 박지성은 이날 득점엔 실패했지만 빼어난 실력으로 교체되지 않고 90분간 그라운드를 누볐다.
금의환향 히딩크히딩크 감독은 2002남북통일축구경기 관람 및 대한축구협회와의 기술자문 계약을 하기 위해 당초 일정보다 이틀 앞선 다음달 4일 오전 10시50분 방한할 예정이다.
히딩크 감독은 통일축구가 끝난 후 8일이나 9일경 귀국할 예정인데 마침 자신이 이끌고 있는 PSV아인트호벤이 네덜란드 리그 2연승을 거둬 발걸음도 가볍다. PSV는 25일 홈에서 열린 FC그로닝겐과의 리그 홈 개막전에서 1-0으로 승리, 2승무패를 기록하며 리그 선두 그룹에 올라섰다.
내갈 곳은 어디?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블랙번 진출을 추진해왔던 안정환은 24일 영국 정부로부터 취업 비자를 얻는데 실패, 올시즌 그라운드에 서기 어렵게 됐다. 이로써 안정환은 신분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는 페루자와의 추가 협상에서 수세에 몰리게 됐다. 또 페루자에 복귀한 후 타 구단으로의 이적을 추진하더라도 페루자측이 요구하는 이적료 마지노선 310만달러를 선뜻 내놓을 다른 구단을 찾기 어려워 올시즌 경기 출장이 사실상 무산됐다.
안정환은 이에 따라 국제축구연맹(FIFA)에 제출한 신분 조회 결과를 기다리면서 내년 1월 재개되는 유럽리그 후기리그에 맞춰 이적을 다시 추진할 방침이다.
미국프로축구(MLS) 이적을 추진해온 홍명보(포항 스틸러스)도 23일 포항 구단이 MLS로부터 접수한 공문에 하자가 많아 난항을 겪고 있다. MLS측은 이날 포항 구단에 전달한 공문에서 이적료로 1달러를 제시하는 등 국제 관례를 무시한 내용을 담아 반발에 부닥치고 있다. 일단 홍명보의 이적 문제는 26일 방한하는 MLS LA갤럭시의 딕 해밀턴 구단주가 27일 포항측과 가질 협상에서 윤곽이 그려질 전망이다.
배극인 bae215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