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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힘의 외교' 곳곳 제동

Posted September. 23, 2002 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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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힘의 외교가 곳곳에서 제동이 걸리고 있다. 의회에서는 대()이라크 군사공격이 전면적인 아랍전으로 비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학계의 전문가들은 20일 보도된 미국 국가안보 전략이 적대국의 선제공격을 정당화시키는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도 부시 대통령에게 국제사회의 지지에 바탕을 둔 외교정책을 추구하라고 촉구했다.

아랍전 확대 우려민주당뿐만 아니라 공화당 소속 의원들까지도 이라크 공격으로 인한 전면적인 중동전 가능성을 제기하고 나섰다.

조지프 바이든 상원 외교위원장(민주)은 22일 미국의 이라크 공격은 결국 이스라엘을 끌어들이게 돼 아랍-이스라엘 전쟁으로 확대될 것이라며 이스라엘이 연루될 경우 모든 이슬람 국가들은 미국으로부터 등을 돌릴 것이라고 말했다.

상원 정보위 소속 리처드 셀비 의원(공화)도 이스라엘의 개입은 중동의 광범위한 전쟁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공격을 받은 이라크가 자신들을 공격할 경우 반격하겠다고 밝혀 온 이스라엘은 19일 요르단강 서안의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청사를 포위하고 야세르 아라파트 수반을 다시 고립시켰다.

선제공격 전략의 위험성외교 전문가들은 미국의 새로운 안보 독트린인 국가안보전략이 일부 국가들의 선제공격을 유발하고 대량살상무기 개발 경쟁을 유도하는 뜻하지 않은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아담 로버츠 옥스퍼드대 교수는 미국의 선제공격 의지를 천명한 국가안보전략은 러시아 인도 파키스탄 이스라엘 등 충돌이 끊이지 않는 국가들이 상대국을 일방적으로 공격하는 데 근거로 사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례로 러시아는 미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그루지야로 피신한 체첸 반군들을 테러리스트로 규정하고 그루지야를 공격하겠다고 11일 발표했다.

또 미국의 선제공격 전략은 테러 국가로 규정된 나라들로 하여금 더욱 강력한 억제 무기를 개발하도록 만들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중동 전문가인 할란 울먼은 이라크 공격 계획이 가시화되면서 이라크와 함께 악의 축으로 규정된 이란은 핵무기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면서 다른 때 같으면 생화학무기와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았을 테러 국가들이 미국의 선제공격 전략으로 인해 오히려 이들 무기를 사용할 위험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전문가들은 부시 행정부는 대량살상무기 개발에 대한 절대적 증거없이 이라크 공격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강력한 정보수집 및 여론동원 능력 없는 선제공격 전략은 장기전의 위험을 수반한다고 경고했다.



정미경 mick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