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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상선 3000억 행방 의혹

Posted September. 30, 2002 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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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이 2000년 6월 현대상선에 지원한 4900억원 가운데 3000억원이 장부상에서 6개월 동안 사라졌다가 나타나 이 자금의 사용처에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자금 사용처가 불분명한 시기는 2000년 612월로 한나라당이 2000년 6월 현대상선이 4900억원을 북한에 송금했다고 주장한 시점과 일치한다. 또 현대상선은 5월까지만 해도 회사 자체로는 자금 흐름에 큰 문제가 없다가 6월 들어 급속히 자금사정이 나빠졌다는 관계자들의 증언이 나오고 있다.

현대상선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2000년 6월말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산업은행 지원금 4900억원 가운데 당좌대출 1000억원, 일반대출 900억원만 기록하고 나머지 3000억원에 대해서는 기재하지 않았다.

그러나 2000년 12월 결산보고서에는 당좌대출 1300억원, 일반대출 900억원, 외화운영자금대출 1000억원, 상환 1700억원으로 4900억원이 모두 기록돼 있다. 3000억원이 6개월 동안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난 것.

이에 대해 현대상선은 자금사용처 의혹 제기에 대해 일일이 해명하지 않겠다고 밝히고 있다.

한편 당시 주채권은행이던 외환은행 이연수() 전 부행장은 산은이 대출하기 직전인 5월17일 현대상선이 일시적 자금 수급문제로 500억원을 요청해 당좌대출 한도를 늘려주었다며 현대상선은 그때까지 자금사정이 좋아 많은 돈이 필요하지 않은 상태였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현대그룹 계열사 대출을 담당했던 외환은행 현대반 관계자도 산은이 현대상선 지원에 대해 주채권은행과 협의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며 현대상선으로부터 당좌대월 500억원 외에 추가로 4000억원을 빌려달라는 요청은 없었다고 말했다.

현대상선은 2000년 6월 이후 만기가 되는 4750억원을 갚아야 했지만 매달 운임수입 4000억원, 가용예금 2000억원, 당좌대월한도 4400억원을 바탕으로 자금수급계획을 세워놓은 상태였다는 것.

한국신용평가와 한국신용정보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당시 자금사정이 비교적 양호해 A 등급을 받았다.



김상철 김두영 sckim007@donga.com nirvana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