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소 제조업체의 평균 인력부족률은 9.36%, 부족 인원은 20만4900여명으로 기업이 필요한 10명의 직원 중 1명가량을 구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중소기업의 50% 이상이 외국인 근로자를 채용하고 싶어하나 실제로 외국인 근로자를 채용한 기업은 20% 남짓이었다.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수요가 커지면서 제조업 분야에서는 외국인 근로자와 한국인 근로자 사이에 사실상 임금 차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내용은 본보가 14일 단독입수한 산업연구원(KIET)의 제조업 중소기업 인력실태 조사보고서에서 밝혀졌다. 이 보고서는 KIET가 중소기업청의 용역을 받아 5인 이상 300인 미만의 9만6830여개 국내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해 작성했다.
작은 회사일수록 일손 달려보고서에 따르면 중소 제조업체 가운데 직종별 인력부족률은 생산직이 10.86%로 가장 높으며 생산직 가운데도 특히 기능직과 단순 노무직이 심해 3D 업종 기피현상이 뚜렷했다. 인력부족률이란 부족인원을 적정인원(현인원+부족인원)으로 나눈 백분율이다.
이는 기업들이 생산직 인력을 구하지 못하는 요인 조사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중소기업 근무기피 풍조가 39.7%로 가장 높고 임금조건이 맞지 않아서 33.3%였다. 규모별로는 5인 이상 19인 이하 소기업 인력부족률이 14.10%로 가장 높아 회사 규모가 작을수록 인력부족이 심각했다.
중소기업들이 비()정규직 근로자, 특히 일용직 근로자를 많이 쓰는 것도 인력수급 불안의 한 원인으로 지적됐다. 중소기업 중 비정규직 인력을 쓰고 있는 기업은 54.2%였으며 비정규직 인력의 69.3%는 일용직 근로자였다.
외국인 근로자 임금 높아져인력을 구하기가 어려워지면서 외국인 근로자 수요도 늘고 임금도 높아졌다. 중소기업의 21.2%만이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하고 있으나 현 수준의 고용을 유지(35.1%)하거나 채용을 늘리겠다(54.4%)는 회사가 많았다.
한국인 근로자와 비교한 외국인 근로자의 임금수준은 81.5%지만 생산성도 86.3%여서 생산성 차이를 감안하면 실질 임금 차가 거의 없었다.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하는 이유도 임금이 싸서(19.7%)보다는 국내 인력 채용이 어려워서(43.6%)가 높았다.
양현봉() KIET 중소벤처기업실장은 내년에는 외국인 산업연수생 정원이 8만명에서 13만명으로 늘고 중소기업의 인력 수요가 약간 줄면서 인력부족률이 7.80%로 다소 낮아질 전망이라며 그러나 내년 3월까지 한시적으로 머물고 있는 외국인 불법 체류자가 대거 빠져나가거나 서비스 업종으로의 이탈이 가속화하면 제조업 중소기업의 인력난은 더 심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구자룡 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