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사()기업가의 공산당 입당을 허용하는 등 시장주의를 체제 안으로 끌어들이려고 하고 있지만 한편으론 갑부 기업가들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이처럼 상반된 중국 정부의 태도는 공산주의 정치와 시장주의 경제가 야기하는 체제모순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어서 추이와 성패 여부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12일자에서 중국에서 부자가 되는 것은 영광스러운 일이라고 하지만 실제로 중국 정치인들은 기업가가 부자 되는 것을 방해한다고 꼬집었다. 시장주의를 받아들이면서도 사회주의 정부의 헤게모니를 잃을까봐 우려한다는 것.
이 잡지는 중국 주식시장에 상장된 1216개의 기업 중 82개 사기업을 빼고는 모두 국유기업이라며 중국의 사기업들이 이미 국내총생산(GDP)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지만 공기업들에 비해 극심한 차별대우를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당국이 양빈() 북한 신의주특구 장관 등 갑부 기업인들을 탈법 혐의로 가차없이 체포 구금하고 있는 데 대해서도 뉴욕타임스는 13일자 인터넷판에서 이들에 대한 당과 정부의 장악력이 강력하다는 것을 과시하기 위한 기업가 길들이기 메시지라고 전했다.
이 신문은 양빈, 양롱, 류샤오칭 등 연행됐거나 수배 중인 중국 기업가들의 공통점은 자신들이 엄청난 부자이며 중국 정부와는 독립적이라고 공공연히 떠들고 다녔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양롱은 회사를 명목상 공기업화한다는 정부 방침에 반발하고 공금을 유용한 혐의로 수배 중이다. 중국 여성 최초의 억만장자가 되겠다고 공언한 류샤오칭은 탈세혐의로 최근 구속됐다.
뉴욕타임스는 중국 당국이 보수주의자들을 달래기 위해 몇몇 갑부 기업가들에게 이제까지 한번도 제대로 걷어 본 적이 없는 개인소득세를 물리고 있는데 류샤오칭이 그 타깃 중 하나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동북아 경제문제 연구기관인 CJK포럼의 노승준 대표는 중국 정부가 정치와 경제를 분리한 상태에서 시장주의를 받아들이려 하기 때문에 그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고 분석하고 이 같은 한계와 체제 모순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인지가 과제라고 말했다.
김승진 sarafi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