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시간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사람도 장거리 비행 때 나타날 수 있는 이코노미 클래스 증후군(심정맥혈전)과 같은 이른바 e혈전증을 겪을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영국 BBC방송이 최근 발간된 유럽 호흡기저널을 인용해 28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자주 일어서는 일 없이 하루 18시간씩 컴퓨터를 사용해 온 뉴질랜드의 32세 남자가 생명을 잃을 뻔했다는 것.
뉴질랜드 의학연구소의 리처드 비슬리 박사가 저널에 소개한 이 남자는 장딴지가 부어 통증을 느끼다 10일 후 이 증세가 사라지면서 숨쉬기가 점점 어려워졌고, 나중에는 의식을 잃었다.
심정맥혈전 진단을 받은 그는 혈전 용해제를 투여받고서야 회복됐다. 비슬리 박사는 컴퓨터 앞에 오래 앉아 있는 것 외엔 심정맥혈전 요인이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심정맥혈전은 다리를 오래 움직이지 않을 때 다리정맥에 생기는 혈전으로 이 혈전이 떨어져 나와 혈관을 돌다가 폐동맥을 막으면 생명을 잃을 수 있다.
비슬리 박사는 이코노미 클래스 증후군도 개별 발병사례가 널리 공개된 뒤에야 위험이 인정됐다며 컴퓨터가 널리 이용되고 있는 만큼 e혈전증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사람들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래정기자 eco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