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업씨 징역2년 선고

기업체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김대중() 대통령의 차남 홍업(사진)씨가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1부(오세빈 부장판사)는 7일 홍업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징역 2년에 벌금 4억원, 추징금 2억60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또 홍걸씨의 측근 김성환()씨에 대해 징역 4년에 추징금 20억6000만원, 유진걸()씨와 이거성()씨에게는 징역 1년6월씩과 추징금 6억5000만원, 12억원을 각각 선고했다.

재판부는 전임 대통령 시절 유사한 사건이 있었음에도 대통령 아들이라는 특수신분을 이용, 사적 이익을 취한 것에 국민은 실망과 배신감을 느꼈다며 이러한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도 엄정한 심판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다만 홍업씨 역시 주변 사람들에게 이용당한 측면이 있고 범죄사실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있다는 점을 양형에 참작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홍업씨에 대해 성원건설 화의인가 청탁에 가담한 책임은 인정했지만 성원건설로부터 3억원을 받았다는 공소사실은 인정하지 않았다.

푸른색 수의를 입고 이날 법정에 선 홍업씨는 10여분간 진행된 재판에서 담담한 표정으로 재판부의 선고를 경청했다. 또 법정에는 대통령정무비서관 등 청와대 직원들을 비롯, 100여명의 방청객들이 몰려 재판을 지켜봤다.

홍업씨는 기업체 등으로부터 각종 이권청탁 명목으로 25억여원을 받고, 현대 등 대기업으로부터 정치자금 명목으로 22억여원을 받은 뒤 증여세를 포탈한 혐의로 지난해 7월 구속기소돼 1심에서 징역 3년6월을 선고받았다.

검찰과 변호인측은 이번 항소심 판결에 대해 판결문을 검토한 뒤 상고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김영삼() 대통령의 차남 현철()씨는 기업인으로부터 66억여원을 받은 혐의로 1심과 2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은 뒤 상고, 대법원의 파기환송으로 1997년 6월 서울고법의 재항소심에서 징역 2년에 벌금 10억5000만원, 추징금 5억2400만원이 확정됐다.

그러나 현철씨는 구속된 뒤 5개월여 동안의 수감생활을 거쳐 1997년 5월 항소심 도중 보석으로 풀려났고 이후 2000년 815 특사로 복권됐다.

길진균 l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