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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전쟁 특수 가능할까?

Posted March. 21, 2003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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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건설업계가 이라크 특수() 가능성을 살피고 있다. 전후 복구공사 대박을 기대하는 것.

하지만 전쟁이 국가와 지역별로 다양한 이해관계를 담고 있듯 전쟁 특수도 개별국가와 기업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이번 이라크전쟁도 마찬가지다.

미수금 회수 기대전쟁이 미국의 의도대로 빨리 끝난다면 현대건설이 가장 큰 혜택을 볼 것으로 보인다. 그간 이라크에 물린 미수금 11억400만달러를 회수할 여지가 커지기 때문.

현대건설은 1991년 걸프전 이후 유엔의 이라크 경제제재로 이 나라의 대외 채권 채무가 모두 동결되면서 공사대금을 받지 못했다.

따라서 이번에 이라크전이 끝난 뒤 새 정부가 들어서고 유엔의 경제제재가 풀리면 미수금 회수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라크 특수 가능할까최근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이 이라크 재건사업 가운데 15억달러 이상을 자국 민간기업 몫으로 책정했다고 보도했다. 따라서 재건사업 규모는 최소 15억달러가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렇다고 한국 건설회사가 참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전후 복구사업은 대부분 시공사가 자금을 마련한다는 조건이 붙거나 정부 차원의 기금 지원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건설업계에서는 이라크 특수보다는 주변국 발주 확대에 무게를 두고 있다. 김효원 해외건설협회 전무는 전쟁이 끝나면 중동지역 정세가 안정돼 그간 미뤄왔던 주변국의 공사 발주가 활발하게 이뤄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특히 최근 고유가 행진으로 중동 산유국들의 재정여건이 좋아져 제2의 중동 특수가 예상된다는 것. 이란만 해도 사우스파 인근 해상()유전공사 가운데 80억달러가량이 미발주 상태로 남아있다.

전쟁 기간이 관건중동은 한국 건설회사가 확보한 해외건설 수주액의 60% 이상이 몰려 있는 달러박스다. 올해만 해도 해외수주액 5억7698만달러 가운데 75%인 4억3550만달러가 중동에서 거둔 실적이다.건설업계가 긴장하는 것도 이 대목이다. 중동지역 사업 비중이 워낙 커 전쟁 기간에 따라 손실이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김민형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전쟁이 장기화하면 공사 지연에 따른 금융비용 증가와 건설회사들의 자금 수지 악화가 예상된다며 여기에 철수 과정에서 현장에 두고 온 각종 장비의 안전 문제도 걸려 있어 실제 피해액은 더 클 수 있다고 말했다.



고기정 k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