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대비 집값이 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주택보급률은 높아졌지만 실제 자기 집에 사는 비율은 오히려 줄고 있어 주택 편중 현상이 심화된 것으로 분석됐다.
재정경제부가 3일 건국대 사회과학연구소에 의뢰해 내놓은 한국주택금융공사 설립의 기대효과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소득 대비 집값 비율(PIR)은 5.5로 1995년 5.7 이후 7년 만에 가장 높았다.
PIR가 5.5이면 한 가구가 5년6개월 동안 벌어들인 소득을 한 푼도 쓰지 않고 저축해야 집을 살 수 있다는 뜻이다.
PIR는 1990년 9.0까지 치솟은 뒤 수도권 5대 신도시 조성 등으로 인해 하락세를 보이다 2000년 이후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번 수치는 전국 평균 집값을 근거로 산출한 것이기 때문에 서울만 놓고 보면 훨씬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보고서는 소득 증가율을 웃도는 과도한 집값 상승률은 결국 거품으로 연결되어 금융 부실 등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실제 국민은행이 집계하는 주택 매매가격 지수와 국민소득 등 경제 기초 요인을 비교한 결과 2002년 이후 집값은 적정 수준보다 15% 이상 높게 형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또 집을 많이 지어도 자가() 거주율은 개선되지 않아 주택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주택보급률은 1980년 69.8%에서 2000년 96.2%로 뛰었지만 자가 거주율은 같은 시기 58.6%에서 54.2%로 감소했다.
건국대 고성수(부동산학) 교수는 집값이 뛰면서 2001년 이후 주택을 구입하기 위한 가계대출 증가율이 금융자산 증가율을 넘어섰다며 집값 거품이 붕괴될 경우 부동산 담보 가치의 급격한 하락을 초래할 수 있어 금융 부문 전반의 부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고기정 k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