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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코앞 고3교실 두 풍경

Posted October. 31, 2003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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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적이는 교실=역시 지난달 29일 오후 2시반경 서울 서대문구 E여고.

3학년 교실은 모두 정규수업 중이었다. 화학수업 중인 한 교실은 이 과목을 선택한 10여명의 학생만 수업에 참가한 채 나머지 학생들은 자습을 하고 있었다.

이 학교는 오후 4시까지 정규수업을 실시한 뒤 희망 학생에 한해 오후 10시까지 자율학습에 들어간다. 한 학생은 집에 가면 공부가 안 되고 학원도 시원찮아 남아서 공부한다며 4명 중 1명꼴로 늦게까지 자습한다고 말했다.

서울 강북지역과 지방도시 7개 고교를 확인한 결과 고3생들은 오후 4시 안팎까지 정상 수업을 하고 학교별로 20100%가 밤늦게까지 학교에 남아 자율학습을 한다.

부산 Y고의 진학담당 교사는 학교에서 학생들을 늦게까지 붙잡아두기를 학부모들이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엇갈리는 주장=이에 대해 강남지역 교사들은 단축수업은 학생들의 더 나은 수능 마무리를 위해 학교가 배려하는 것일 뿐이라며 현실은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참교육을 위한 학부모회의의 송환웅() 부회장은 사교육에 의존하는 강남지역 고교들은 2학기 초반부터 정상수업이 힘든 곳이 많다면서 단축수업은 학교가 앞장서서 사교육을 조장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김학한() 기획국장은 학교측이 자진해서 공교육을 포기하고 사교육에 수험 마무리를 전가하는 이런 일들은 제재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교육청은 단축수업은 교장의 재량권을 벗어나는 명백한 편법인 만큼 조사해 조치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