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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가계 신용위험 더 커진다"

Posted November. 05, 2003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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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가 빚을 감당할 수 있는 능력이 크게 떨어진 가운데 서울 강남 집값이 본격적으로 하락하면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가계의 신용위험이 더욱 커질 것으로 우려됐다.

또 경기가 회복세로 돌아서도 빚 때문에 가계가 소비를 늘리는 데 한계가 있어 회복 속도가 늦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은행은 5일 내놓은 10월 금융안정 보고서에서 저소득층과 청년층 등 취약 계층을 중심으로 가계의 채무부담 능력이 크게 떨어지면서 가계 부문 신용위험이 높은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올해 들어 경기침체와 가계대출억제책 때문에 가계의 금융자산과 금융부채 증가세가 동시에 둔화되고 있으나 6월 말 현재 금융자산 대비 금융부채 비율은 48.2%로 미국 일본 영국 등 주요 선진국의 2030%에 비해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또 한국의 국민총소득(GNI) 대비 가계 금융자산 비율은 6월 현재 1.6배로 미국(2.9배), 일본(2.8배) 등에 비해 매우 낮아 저축이 경기악화에 대한 완충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전국 부동산의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실질가격지수가 2001년부터 오르고 있고 2002년부터는 전국 아파트의 실질 가격이 1989년 이후의 장기간 평균을 상회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올해 9월 강남지역 아파트의 평당 실질가격(1820만5000원)이 장기 평균 가격(991만7000원)의 1.8배 수준으로 1991년 5월의 1.4배를 크게 넘고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이에 따라 보고서는 가격이 급등한 특정지역 아파트를 중심으로 1991년 하반기 이후의 점진적인 거품 소멸 과정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10월 말 현재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249조2346억원으로 9월 말에 비해 4조2594억원이 늘어 지난해 10월 6조1221억원 이후 가장 크게 증가했다. 가계대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2조7171억원으로 역시 지난해 10월의 3조8079억원 이후 증가폭이 가장 컸다.



박중현 sanju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