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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표 오늘 단식마감 병원입원

Posted December. 04, 2003 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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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식 9일째인 4일 오후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는 모처럼 바깥나들이를 했다. 이날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실시된 특검법안 재의 표결에서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해서였다.

오랜만에 정장차림을 한 최 대표는 휠체어를 탄 채 임태희() 대표비서실장 등 의원 10여명의 부축을 받으며 본회의장에 도착했다.

최 대표는 지난달 28일부터 전국 시도지부를 돌며 시작된 한나라당의 릴레이 시위 행렬이 5일 오전 11시 중앙당사에 집결하는 모습을 지켜본 뒤 서울대병원에 입원하기로 했다.

지난달 26일 단식에 돌입하면서 노무현() 대통령의 특검 거부 철회와 국정 정상화를 요구했던 최 대표는 10일간의 단식투쟁을 마감하면서 당초 요구사항을 관철하진 못했다.

그러나 적잖은 정치적 전리품을 챙겼다는 게 당 내외의 중론이다.

우선 최 대표는 단식투쟁을 통해 노 대통령의 특검 거부에 대한 부당성을 이슈화하는 데 성공했다.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한 특검법안에 대한 대통령의 거부를 입법부에 대한 도전으로 몰아붙이며 야3당 공조 복원에 성공함으로써 특검법안 재의 가결에 동력을 제공했다.

동시에 최 대표는 스스로를 반()노무현 전선의 중심축에 자리매김함으로써 향후 특검 정국에서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또 최 대표의 단식은 대여 투쟁의 수위를 높임으로써 당 내 분란을 잠재우는 성과도 거뒀다.

향후 당 운영 과정에서 이회창() 전 총재 지지세력의 입김을 차단하고 최병렬당으로 재편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총선 공천 과정에서 최 대표의 영향력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도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반면 민생국회를 볼모로 삼은 한나라당의 등원() 거부 방침에 대한 국민 여론의 따가운 비판은 두고두고 최 대표가 안아야 할 정치적 부담이 될 전망이다.

최 대표의 단식기간 중 한나라당의 지지도는 5%포인트 이상 떨어졌고 일부 여론조사에선 민주당에 오차한계 범위 내에서 선두자리를 내주기도 했다.



정연욱 jyw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