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극기훈련이라도 해야 할까.
19일 인천도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KT&G V투어2004배구 인천(3차)투어 남자부 A조 LG화재-상무전. 실업의 강호 LG화재는 힘 한번 써보지 못한 채 0-3으로 완패하며 체면을 구겼다.
군인정신으로 무장한 상무의 패기가 빛을 발한 반면 LG화재는 무기력했다. 거포 이경수의 가세로 올 시즌 정상을 다툴 것이란 예상과는 딴판이었다.
LG화재는 첫 세트에서 승리를 눈앞에 뒀다가 상무의 끈질긴 기세에 눌려 듀스 접전 끝에 역전패했다. 상무 신경수의 블로킹에 첫 세트를 26-28로 내준 LG화재는 2세트 들어서도 고비마다 상무 라이트 박석윤과 레프트 이인석에게 실점을 허용하며 24-26으로 주저앉았다.
벼랑 끝에 몰린 LG화재는 3세트에선 2차 투어에서 허리를 다친 라이트 손석범까지 내세우며 배수의 진을 쳤다. LG화재는 이경수(17점)와 김성채(14점)가 블로킹에 이어 강타로 득점을 보태고 손석범(4점)이 추가득점에 성공하며 22-22로 기사회생하는 듯했다.
하지만 이날의 히어로 박석윤의 벽은 높았다. 박석윤은 상대 블로커들이 함께 뜨자 재치 있는 쳐내기 공격으로 득점을 올린 뒤 상대 김성채의 강타까지 블로킹으로 막아내며 2점차로 점수를 벌렸다.
상무는 이어 김성채의 강타가 코트 밖으로 나가는 행운까지 겹쳐 25-22로 세트를 마무리해 1시간 만에 LG화재를 잠재웠다.
1m95의 박석윤은 남자 실업팀 중 공격수들의 평균 신장이 가장 높은 LG화재를 맞아 블로킹 득점 3개를 포함해 강, 연타를 섞어 22득점을 챙기는 수훈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여자부에서는 1, 2차 대회 준우승팀 도로공사가 KT&G를 3-0으로 제압했다.
김상호 hyangs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