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 기미를 보이던 국제 유가()가 하루 만에 반등해 배럴당 40달러를 돌파했다. 유가가 40달러를 넘기는 13년7개월 만에 처음이다.
12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11일 거래된 미국 서부텍사스중질유(WTI) 현물은 전날보다 1.16달러 급등한 배럴당 40.08달러로 걸프전 직전인 1990년 10월 11일(41.02달러) 이후 최고가를 기록했다.
앞으로의 가격 동향을 예상케 하는 WTI 선물()도 1.13달러 상승한 40.06달러에 마감돼 역시 같은 날 40.42달러 이후 가장 높았다.
북해산 브렌트유는 선물만 1.39달러 뛰었고 시장 요인이 하루 늦게 반영되는 중동산 두바이유(현물)는 0.22달러 하락한 33.59달러에 장을 마쳤다.
국제 유가가 기록적인 폭등세를 지속하면서 미국 내 휘발유 소비자가격도 갤런당 1.941달러까지 치솟아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날 유가는 전날 사우디아라비아 등의 증산() 시사 발언이 미국의 공급 확대 압력에 대한 정치적 제스처에 불과하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오름세로 돌아섰다.
여기에 미군의 이라크인 포로 학대와 현지 반군들의 미국인 처형 등 중동 정정()을 악화시키는 요인들이 잇따라 쏟아지면서 가격 상승세를 부추겼다.
모건스탠리의 스티븐 로치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유가가 배럴당 50달러까지 지속적으로 올라 세계 경제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예상을 뛰어넘는 고유가가 지속되면서 정부도 교통세와 석유수입부과금 인하 등 대책 마련을 검토 중이다. 또 SK 등 정유업계에 가격 인상 폭을 최소화해 줄 것을 당부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두바이유의 연평균 가격이 배럴당 35달러에 이르면 올해 국내총생산(GDP) 규모는 당초 전망보다 3.67% 줄고 소비자물가는 1.53%포인트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홍권희 고기정 konihong@donga.com k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