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완벽하고 전면적인 주권이양 할까

이라크 과도통치위원회(IGC)가 28일 이야드 알라위를 총리로 추대한 직후에 나온 미국과 유엔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스콧 매클렐런 백악관 대변인은 발표 3시간이 지나서야 그는 후보자 가운데 한 명이라고 논평했다. 프레드 에카르트 유엔 대변인은 우리가 기대했던 바는 아니지만 이라크인들이 동의하는 것 같으니 그와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과 유엔의 반응은 시간이 흐르면서 환영한다는 쪽으로 돌아섰다. 하지만 총리 지명을 둘러싼 미국과 유엔의 반응은 과도정부 인선을 놓고 IGC-미국-유엔 사이에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목소리 높이는 IGC=워싱턴 포스트는 30일 IGC가 미국 유엔의 허를 찌르고 있다는 제목 아래 인선 과정에서 불거지고 있는 갈등을 보도했다. 대통령 지명이 대표적 사례로 꼽혔다. 미국과 유엔은 수니파 지도자인 아드난 파차치를 밀고 있지만 IGC의 상당수 위원들이 이에 반대한다는 것. 파차치는 온건하고 친서방적인 성향으로 백악관이 선호하는 인물. 그러나 IGC는 미국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 수니파 지도자 가지 알 야와르를 밀고 있다.

알라위 총리 지명 사실 발표에서도 갈등이 나타났다. 총리 지명자를 최종 결정하고 발표하는 것은 라크다르 브라히미 유엔 특사의 몫. 그는 당초 알 샤흐리스타니를 총리로 지명하려 했지만 IGC의 망명객 클럽이 제동을 건 것으로 알려졌다. 브라히미 특사측은 총리 지명 발표가 있자 전혀 개입하지 않았다. 깜짝 놀랐다고 밝혔다.

IGC 미국 유엔의 동상이몽=이처럼 갈등이 빚어지고 있는 것은 과도정부 인선과 관련해 세 주체의 속셈이 다르기 때문.

미국은 자신들의 뜻대로 정부가 구성되도록 IGC에 큰 권한을 주지 않고 있다. 그러나 IGC는 IGC 위원들은 부역자()라는 비난을 이라크인들로부터 받고 있는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신들이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음을 대중에게 알리고 싶어 한다.

유엔은 가급적 정치색을 띠지 않은 사람들로 과도정부를 구성하려 하고 있다. 브라히미 특사는 과도정부가 중립성을 유지하고, 선거를 준비하려면 관료 출신이 진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의 구상은 정치인을 대거 포함시키려는 IGC의 입장과 충돌된다.

금동근 go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