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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톡스, 알고보면 기특한 명약

Posted June. 20, 2004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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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에서도 보톡스가 질병 치료라는 본래의 영역을 찾아가고 있다. 눈 주변 근육이 떨리는 안검경련이나 사시, 뇌성마비, 뇌중풍(뇌졸중)후의 근육강직증, 편두통, 요실금, 치열, 근막동통증후군, 턱 교정, 다한증 등으로 치료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다한증과 근육강직 치료=2002년 2월 세계 최고의 의학저널인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NEJM)에 보톡스의 다한증 치료 효과에 대한 논문이 실렸다. 연구팀은 8시간 동안 4컵 분량의 땀을 흘리는 중증 다한증 환자 145명에게 보톡스 주사를 놓았다. 그 결과 땀 분비량은 85%나 줄었다.

같은 해 8월 NEJM에는 보톡스가 뇌중풍 후 굳어버린 손목과 손가락의 근육을 완화시키는 데 효과가 있다는 논문이 실렸다. 연구팀은 환자 126명을 두 그룹으로 나눠 A그룹에는 보톡스를, B그룹에는 가짜 약을 주사했다. 그 결과 A그룹의 63%가 통증이 줄어들고 근육이 부드러워졌다. B그룹에서 증세가 좋아진 비율은 27%에 불과했다.

통증 치료 효과 높다=보톡스는 수축된 근육을 이완시켜 주고 중추신경계로 전달되는 통증 신호를 둔화시킨다.

몇 년 전 미국통증관리학회지에도 이를 입증하는 연구결과가 실렸다. 3개월 이상 통증이 지속된 25명의 환자에게 보톡스 주사를 놓은 결과 4주부터 통증이 줄었고 8주째에는 평균 40%에서 통증이 거의 사라졌다.

보톡스 주사를 맞은 뒤 근막동통증후군 환자의 55.6%가 통증이 줄었다는 미국신경과학회의 연구 결과도 있다.

연구 결과 쏟아진다=2003년 1월 서울에서 열린 보톡스 포럼에서는 편두통 치료 효과가 발표됐다. 편두통 환자 271명을 대상으로 보톡스를 주사한 결과 85.6%에서 증세가 완화됐다.

2001년 미국 존스홉킨스 의대 피드콕 교수는 300명의 뇌성마비 환자들에게 보톡스 주사를 놓은 결과 90% 이상의 환자가 상태가 좋아졌다고 발표했다.

올해 5월 미국비뇨기학회에서는 6년간 방광기능장애를 가진 110명을 상대로 보톡스 주사를 놓은 결과 67%가 요실금 증상이 사라졌다는 발표가 있었다. 독일에서는 치질의 일종인 치열 환자의 80%가 증세가 호전됐다는 보고가 나오기도 했다.

부작용은 없나=의사들은 대체로 보톡스가 부작용이 적고 안전하다고 평한다.

그러나 우려가 없는 것은 아니다. 미국의 보톡스 전문가 에이미 랭 박사는 먼저 운동과 진통제, 마사지요법 등 전통적 치료법을 시도하고 보톡스는 최후의 방법으로 쓸 것을 권했다.

또 아직 장기적 부작용에 대한 연구가 적다는 한계도 있다. 영국의 과학자 니컬러스 애브리샤미안은 2002년 9월 의학저널 랜싯에 실린 논문에서 보톡스가 천천히 신경계통을 파괴하고 있다 해도 아무도 눈치 채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주름살 제거시 나타나는 부작용은 널리 알려져 있다. 100명 중 1명꼴로 눈꺼풀이 처진다. 눈꺼풀이 붓거나 멍이 생기기도 한다. 무표정한 얼굴이 되는 마스크 페이스가 될 수도 있다. 물체가 여러 개로 보이는 복시 현상과 두통도 나타날 수 있다.

(도움말=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김종성 교수, 정형외과 박수성 교수, 삼성서울병원 성형외과 오갑성 교수, 치과진료부 구강악안면외과 홍종락 교수)



김상훈 core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