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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하나원

Posted July. 08, 2004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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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호적법상 본적()은 호적의 단위인 가()의 소재지를 의미한다. 일반적으로는 조상의 묘나 본가가 있는 고향이 본적이 된다. 그런데 지금 국내에는 본적지 주소가 똑같은 사람들이 수천명씩이나 살고 있다. 경기도 안성시 삼죽면. 한국에 입국한 뒤 거치도록 돼 있는 하나원 주소를 본적으로 취한 탈북자들이다. 말하자면 하나원은 탈북자들이 한국 국민으로 거듭나는 제2의 고향인 셈이다.

정식 명칭이 북한이탈주민 정착지원 사무소인 하나원이 어제로 개원 5주년을 맞았다. 그동안 이곳을 거쳐 간 탈북자는 3700여명. 탈북자들은 이곳에서 두 달간 생활하며 적응교육을 받은 뒤 사회로 배출된다. 문화탐방 구매체험 봉사활동 등 문화적 이질감을 해소하기 위한 프로그램, 기초 직업교육, 전산 및 운전, 심리안정 및 정서순화 프로그램 등이 하나원이 탈북자들에게 교육하는 주요 내용들이다.

하나원은 독일, 이스라엘의 예와 미국 등 서방국가들의 난민 수용 프로그램을 참조해 설립됐다. 전문가들은 하나원이 우리보다 먼저 통일을 이룩한 독일보다 적극적인 정책의 산물이라고 평가한다. 탈북자의 성공적인 사회적응을 위한 정착금 지급과 주거지 및 직업 알선 등 5년간 특별대우를 해주고, 궁극적으로는 통일 이후의 사회통합까지 고려해 탈북자 정책을 집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사회주의적 사고를 완전히 버리지 못한 탈북자들은 정부가 해주는 것이 적다며 항상 불만이 많다. 어떻게 보면 정부와 탈북자, 양쪽의 기대 수준이 다를 수밖에 없다.

날로 늘어나는 탈북자들에 대한 정부의 지원 정책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남쪽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방황하는 탈북자들이 증가하는 추세도 방관할 수는 없는 일이다. 결국 정부가 채우지 못하는 부분은 민간이 맡아줘야 하는 게 아닐까? 낯설고 이질적인 타향 땅에서 따뜻한 말 한마디, 작은 도움의 손길 하나가 그리운 탈북자들이다. 그들 한명 한명이 성공적으로 남쪽 사회에 정착하도록 도와준다면 훗날 남북의 사회통합도 한결 용이해질 것이다. 그런 점에서 탈북자들을 돕는 일은 통일한국의 미래를 위한 작은 투자다.

송 문 홍 논설위원 songm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