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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유일한 적은 몸무게

Posted August. 16, 2004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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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열정과 영혼을 모두 기울여 바벨을 들어올렸다!

터키의 작은 발전기 하릴 무틀루(31)가 올림픽 역도 3회 연속 금메달 획득의 위업을 달성했다. 무틀루는 16일 아테네 니카이아 역도경기장에서 열린 2004 아테네 올림픽 남자 56kg급 경기에서 합계 295kg(인상 135kg, 용상 160kg)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무틀루는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선 54kg급으로 출전해 우승했고 2000년 시드니 올림픽과 이번 아테네 올림픽에선 56kg급에 출전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올림픽에서 3회 연속 금메달을 딴 역도선수는 무틀루를 포함해 작은 헤라클레스 나임 술레이마놀루(37터키)와 피로스 디마스(33), 아카키오스 카키오스빌리(35이상 그리스) 등 4명뿐. 이 중 디마스와 카키오스빌리는 이번 올림픽 역도대회 85kg급과 94kg급에 다시 출전해 사상 첫 올림픽 4회 연속 금메달에 도전한다.

1m50의 단신인 무틀루는 불가리아에서 태어나 소수민족 박해를 피해 16세 때 터키로 이주, 18세 때부터 바벨을 잡았다. 입버릇처럼 나의 영웅은 술레이마놀루라고 말하던 그는 술레이마놀루가 바지주머니에 손을 넣고 걷는 모습까지 흉내 냈을 정도로 그를 닮고자 했다.

무틀루는 지난 9년간 출전한 각종 국제대회에서 무패가도를 달려왔다. 그러나 막상 그의 우상이었던 술레이마놀루는 무틀루가 이번 대회에서 별다른 성적을 내지 못하리라고 예상했다. 지난해 심각한 어깨 부상을 했던 데다 불어나는 체중을 견디지 못해 62kg급으로 잠시 체급을 올리기도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터키어로 행복을 뜻하는 이름의 무틀루는 좌절하지 않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역도를 사랑하고 경쟁하기를 좋아한다는 점이라고 밝힌 그는 10대 선수처럼 열심히 훈련했다. 내가 강한 것은 훈련을 많이 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끊임없는 훈련 덕에 그는 재활과 체중 감량에 성공해 다시 56kg급에서 세계를 제패했다.

그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선 62kg급으로 출전하겠다고 밝혔다. 올림픽 4연속 금메달에 도전하겠다는 다짐.

중국 기자들이 물었다. 혹시 라이벌인 중국의 위메이진이 두려워서 그런 것인가.

무틀루는 이렇게 대답했다. 결코 그를 두려워해 본 적이 없다. 나는 이기는 방법을 알고 있다. 나의 유일한 적은 체중이다.



이원홍 blues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