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중연대 게시판에 6일 김일성 일가 전설집()이 게재된 데 이어 같은 게시판에 지난해 9월부터 1년 가까이 김일성저작집과 김일성회고록 등 북한 저작물이 계속 게시돼 온 것으로 9일 확인됐다.
또 8일 밤에도 이 게시판에는 1993년 출간된 역사가 본 조선전쟁과 역사의 고발 등 북한 저작물들과 조선노동당중앙위원회 자료 등이 그대로 실린 반맥아더백서 등 반미 자료집 4권이 게재돼 있었다.
특히 역사가 본 조선전쟁은 625전쟁을 한국을 아시아 반공 전초기지로 만들고 전쟁으로 경제위기를 해결하려는 미국과 선거 패배로 인한 정치적 혼란과 위기를 극복하려는 이승만 정권이 야합해 먼저 북을 침공해 발발한 전쟁으로 정의하고 있다.
이는 재야단체의 홈페이지에 이적성이 명백한 저작물이 장기간 게시되고 있음에도 경찰을 비롯한 정부 당국이 이를 내버려둔 셈이어서 공권력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게 됐다.
이에 대해 경찰청 보안 관계자는 인터넷상에서 이적표현물이 발견되면 곧 수사에 착수해 운영자에게 자진 삭제를 권유하거나 공안문제연구소에 의뢰해 이적성을 검증받은 뒤 정보통신부가 고발토록 하고 있으나 이들이 이에 따르지 않으면 경찰로서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선 경찰서와 각 지역 지방경찰청, 본청까지 각종 재야단체 홈페이지 등의 이적 표현물 게재 여부를 수시로 감시하면서도 김일성저작집 등 주요 이적물을 오래 내버려 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네티즌들은 게시판에 이적표현물이 계속 올라오는 것에 대해 국가보안법 개폐 논란을 틈타 당국의 법 집행 의지를 시험해 보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지적을 하고 있다.
또 다른 네티즌들은 국보법 폐지에 반대하는 세력이 여론을 악화시켜 국보법 폐지 움직임에 제동을 걸기 위해 의도적으로 이적표현물을 유포하는 게 아니냐고 추측하기도 했다.
한편 민중연대는 북한 출판물이 문제가 된다는 것을 인정하지만 자료게시판은 네티즌들이 자유롭게 이용하는 공간인 만큼 광고 등 스팸메일이 아닌 이상 게시물을 그대로 둘 방침이라고 밝혔다.
정세진 mint4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