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가 희망을 쐈다.
9일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 체라스스타디움에서 열린 2004아시아청소년(20세 이하)축구선수권대회 한국-중국전. 한국은 축구 신동 박주영(19고려대)이 현란한 개인기로 중국 수비진을 무너뜨리며 전반 37분과 43분 연속골을 터뜨리며 2-0으로 승리해 우승컵을 안았다.
이로써 한국은 2002년에 이어 대회를 2연패하며 통산 11번 우승의 금자탑을 쌓았다.
한국의 이번 우승은 올해 국가대표팀과 올림픽대표팀, 16세 이하 청소년대표팀의 국제대회 연속 8강 탈락 징크스를 깬 통쾌한 정상 정복이자 한국축구의 미래를 밝게 한 쾌거.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겨냥해 최정예 멤버를 구성한 중국과 역시 2006 독일 월드컵을 목표로 최고의 신예들을 집결시킨 일본, 시리아 우즈베키스탄 등 아시아 강호들을 제치고 이룬 우승이어서 그 의미를 더하고 있다.
특히 출중한 개인기를 갖춘 박주영을 비롯해 김승용(FC 서울) 백승민(용인 FC) 오장은(FC 도쿄) 조원광(FC 쇼쇼) 백지훈(전남 드래곤즈) 안태은(조선대) 박희철(홍익대) 신영록(수원 삼성) 차기석(서울체고) 등 차세대 한국축구를 이끌어갈 예비 스타들의 등장은 큰 수확.
황선홍의 득점력과 안정환의 개인기, 이천수의 돌파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 박주영은 이번 대회에서 모두 6골을 쏘아 올리며 득점왕과 MVP(최우수선수)에 선정됐다. 한국 스트라이커의 계보를 잇는 박주영은 청구고 시절 고교대회 33경기에 출장해 47골(경기당 1.42골)을 뽑아내며 4개 대회에서 득점왕에 올랐을 만큼 일찌감치 두각을 나타낸 초특급 스트라이커. 그는 중국과의 결승에서 전반 32분 중국 수비 5명을 현란한 개인기로 따돌리고 선제골을 터뜨려 아시아의 마라도나라는 별칭을 새로 얻었다.
이제 한국청소년축구의 목표는 내년 네덜란드에서 열리는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 정상권 도전. 박성화 감독은 경기를 거듭하면서 선수들이 잔디에 잘 적응했고 내용상으로도 점점 좋아졌던 게 우승의 원동력이었다며 세계청소년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지금부터 치밀하게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권순일 stt7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