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부동산 보유세제가 바뀌면 서울 광진구 구의동 현대아파트 32평형(기준시가 3억5000만원)을 새로 사는 김모씨는 재산세를 62만1000원을 내야 한다.
같은 단지 같은 평형의 아파트에 이미 살고 있는 박모씨는 올해 재산세 17만7000원보다 50% 늘어난 26만5000원만 내면 된다. 김씨는 새로 산 아파트에 대해 재산세를 납부한 적이 없어 세율에 따라 정해진 재산세를 모두 내야 하기 때문이다. 비교 대상이 없어 보유세 증가 50% 상한제가 적용되지 않는 것.
집을 새로 구입할 때도 마찬가지다. 부동산정보제공회사인 부동산114에 따르면 내년에 새로 입주하는 아파트는 전국에서 31만946가구, 2006년에는 27만2142가구에 이른다.
국세청 기준시가 9억원짜리 주택 한 채를 가진 사람은 내년에 재산세 199만원을 내야 한다. 반면 3억원짜리 3채를 보유한 사람은 재산 총액이 같지만 재산세는 훨씬 적은 147만원으로 부과된다. 재산세의 경우 개인별로 합산하지 않고 주택별로 부과되는 데다 집값이 비쌀수록 높은 세율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보유세 개편안이 서울의 강남권 등 고가 주택이 많은 특정 지역의 특정 계층을 노린 부유세라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와 여당이 과세 형평을 위해 확정한 부동산 보유세제 개편안이 오히려 과세 형평을 저해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재정경제부 이종규() 세제실장은 신규 아파트에 대해 50% 상한제가 적용되지 않는 것과 관련해 정부도 아직까지 뾰족한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며 보완 대책이 있는지 검토 중이라고 말해 보유세제 개편안의 문제점을 인정했다.
한국조세연구원 노영훈() 연구위원은 정부가 시간에 쫓기면서 밀실작업을 통해 조세 개편안을 마련하다 보니 많은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공종식 차지완 kong@donga.com c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