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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대선은 돈 낸만큼 대접

Posted November. 19, 2004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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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2000년 대선을 치를 때 선거자금을 냈던 인사들은 짭짤한 수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부시 대통령 집권1기 때의 돈 에번스 상무, 일레인 차오 노동, 토머스 리지 국토안보부 전 장관은 많은 선거자금을 모금해 기부했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AP통신은 자체조사 결과 2000년 대선 때 10만달러(약 1억680만원) 이상 고액 기부자 2000명 가운데 3분의 1에 이르는 600여명과 이들의 배우자가 유럽지역의 대사 및 정부 위원회에 진출했던 것으로 밝혀졌다고 18일 보도했다. 돈 낸 만큼 대접받은 셈이다.

에번스 상무장관 등 전 장관 3명 외에도 크리스토퍼 번햄 국무부 최고 재정책임자, 조세 푸르케 인터아메리칸 개발은행 사무총장 등 최소 8명이 정부 부처의 고위직에 올랐다.

유럽국가의 대사직에 임명된 인원은 20명에 이른다. 캘리포니아 투자은행에서 일했던 하워드 리치는 프랑스 대사를 지냈고, 로비스트 피터 터펠럭은 룩셈부르크로 갔다.

57명은 정부 외청 또는 정책결정위원회, 정부관련 자문위원회 등의 고문 자리를 맡았다.

워싱턴 변호사 출신인 제임스 랭던은 대통령의 해외정보자문위원회 고문을 맡았다.

정확한 액수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어마어마한 고액 기부자 30여명은 부시 대통령의 당선자 시절 정권인수위원회에 참여했다. 에디슨 일렉트릭의 톰 컨은 에너지부 인수팀에 참여했고, 케네스 레이 엔론 전 회장도 같은 팀에 합류했다.

10만달러 이상을 모금해 기부한 파이어니어(pioneers) 246명은 백악관이나 대통령 별장 캠프 데이비드 또는 텍사스 소재 부시 대통령의 개인 목장에서 외국 귀빈들과 만찬을 함께 하는 기회를 얻었다. 일부는 해외여행 및 올림픽 행사에도 동반 참석했다.

이런 엽관주의 인사는 부시 대통령만의 전유물은 아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도 취임 첫해에 10만달러 이상을 모금한 민주당 인사 5명을 대사로 파견했다.

정치자금 감시활동을 벌이는 국민과 함께하는 정치연구소 래리 노블 사무총장은 관습이라고 해서 정당한 것은 아니다며 백악관이 선거자금 모집에 참여하지 않은 외부의 유능한 인재 풀을 등한시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하지만 올해에는 내각 진입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10만달러 이상 기부자가 2000년 때의 2배로 늘어 한정된 자리를 두고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이다.



김영식 spea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