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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여 소장파 의원도 생각 바꿔야

Posted December. 24, 2004 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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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이 열린우리당 지도부와의 만찬에서 4대 쟁점 법안은 여유를 갖고 차근차근 풀어 나가자고 했다고 한다. 국가보안법만 하더라도 우리 사회에 오랫동안 군림해 온 법인데 하루아침에 바뀔 수 있겠느냐면서 지금은 경제가 우선이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시국에 대한 대통령의 인식이 바뀐 듯해 다행스럽다. 본란은 그동안 경제와 민생이 국정의 최우선 과제가 되어야 한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국민이 먹고사는 문제로 하루하루 고통 받고 있는데 4대 법안을 밀어붙일 이유가 없다고 봤기 때문이다. 야당과 충분히 협의해서 합의 처리하라는 것이 국민 다수의 뜻이라면 따르는 것이 순리()라고 지적했다.

문제는 실천이다. 대통령은 올해 신년사에서도 경제의 활력을 되찾도록 하겠다고 했지만 이런 약속이 지켜졌다고 믿는 국민은 없다. 다시 빈말이 되어서는 곤란하다. 열린우리당의 소장파 의원들도 생각을 바꿔야 한다. 차근차근 하자는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침소봉대()됐을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는데 납득하기 어렵다. 거리의 성난 민심()을 한번이라도 제대로 돌아봤다면 이런 반응을 보이지는 못할 것이다.

일부 중앙위원들이 국보법 연내 폐지 관철을 주장하며 한나라당과의 4인 회담 중단을 요구하고 나선 것도 옳지 않다. 어렵사리 만들어진 대화의 틀 속에서 국보법, 과거사규명법안 등을 놓고 진전 있는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무슨 명분으로 이 틀을 깨려 하는가.

집권 여당, 그것도 원내 다수당이라면 국민에게 희망을 안겨 줄 의무가 있다. 새해에는 나아질 것이라는 최소한의 기대라도 갖게 해야 한다. 편 가르기와 생산성 없는 개혁 논쟁으로 집권 2년을 허비하고서도 여전히 깨달은 것이 없다면 집권당이 될 자격조차 없다. 농성장에 앉아 있지만 말고 당장 밖에 나가 누구든 붙잡고 물어보기 바란다. 지금 이 정권이 해야 할 가장 시급한 일이 무엇이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