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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해와 통합, 새출발 하자

Posted December. 31, 2004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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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새날이 밝았다.

2005년은 을사늑약 100주년, 광복 60주년, 한일협정 40주년, 남북정상회담 5주년이 되는 해다. 연대기적으로도 과거와 단절하고 새 시대를 열어야 한다는 상징적 의미를 갖고 있다.

을유년 새해의 화두는 분열에서 화해로, 갈등에서 통합으로다. 2004년 우리 사회를 짓눌렀던 분열과 반목, 이분법적 편 가름을 그치고 통합의 정신 아래 실사구시()의 기치를 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분출하고 있다.

본보가 2005년의 표어로 뉴 스타트(New Start새 출발)를 꼽은 것도 우리 사회 전반에 만연해 있는 이념적, 투쟁적 사고와 결별하고 서로를 인정하는 화합과 실용적 가치관을 확고히 자리매김하자는 뜻에서다. 정치는 능률과 통합으로, 노사는 원탁으로, 경제는 생산주체들의 기를 살리는 국가부흥의 르네상스를 열자는 것이다.

스위스 세계경제포럼(WEF),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이 발표한 지난해 대한민국 국가경쟁력은 30위 대. 더 이상 시간을 낭비해서는 세계화 물결 속에 진행되는 무한경쟁에서 탈락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신자유주의의 파고() 속에 생존경쟁은 이제 국제사회의 지배적 규율이 됐다.

최근 우리 사회를 소용돌이 속에 몰아넣은 이념대립과 명분투쟁은 이런 냉엄한 국제사회의 현실을 역류하는 낡은 사조다. 산업화 세력과 민주화 세력의 진정한 화해와 상생은 이제 국가역량의 결집을 위한 새 출발의 전제다.

본보가 지난해 말 코리아리서치센터(KRC)에 의뢰해 실시한 국민 이념성향 조사 결과도 이를 뒷받침한다. 조사 대상자의 84.7%에 달하는 응답자는 우리 사회의 이념 분열상이 위험 수위에 이르렀다고 진단했다. 보수의 새 지평을 열기 위한 뉴 라이트 운동이 본격 태동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과거를 넘어 미래를 위해 새 출발하는 모습이 바로 새로운 얼굴의 진보요, 보수다.



윤영찬 yyc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