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차관급 회담이 오늘부터 이틀간 개성에서 열린다. 10개월 만에 열리는 당국자 간 회담인 데다 북한 핵문제를 놓고 긴장이 고조되고 있어서 어느 때보다 기대가 크다. 북측은 비료 지원을 포함한 남북관계 정상화 방안을 주로 논의하자는 입장이지만 북핵 문제가 거론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머리를 맞대고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 데 도움을 주기 바란다.
북에 비료만 주고 끝나는 회담이 되어선 곤란하다. 영농철을 맞은 북한이 비료를 절실히 원하고 있고, 남측도 북한이 요청하면 주겠다고 했다지만 비료보다 급한 것은 북핵이다. 이 문제가 풀려야 대북() 경제지원을 포함한 남북관계가 정상 궤도에 오를 수 있다.
남측부터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촉구해야 한다. 북-미 간에 감정대결로 정상적인 의사소통이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당사국은 남한뿐이다. 북측 눈치나 봐서는 안 된다. 그동안 북한 감싸기란 비판을 들어 가면서까지 북한의 입장을 이해하려고 노력해 온 것은 이런 기회에 할 말은 하기 위해서가 아니었는가.
북한 또한 이번 회담을 통해 한미관계를 흔들 생각은 버려야 한다. 북한은 미국과의 대결국면에 빠지면 항상 민족 공조를 내세워 남측에 대화를 제의하곤 했다. 민족끼리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 수 있는데 언제나 미국 때문에 문제다는 인식을 심어 줌으로써 안으로 한미관계를 이간하고, 밖으로는 대화 이미지를 과시하려 했던 것이다.
그러나 이제 이런 얕은 전술은 더는 통하지 않는다. 북핵 문제가 이대로 가면 북한은 6자 회담과 대북 제재 중 어느 하나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 진심으로 민족 공조를 원한다면 남북회담이 열렸을 때 6자회담에 복귀할 명분을 찾는 것이 현책()이다.
그래야 남북관계도 정상화된다. 남북이 함께 해야 할 일은 많다. 당장 장관급 회담만 열려도 식량 지원을 포함한 대북 경제지원 방안을 본격적으로 논의할 수 있다. 615남북정상회담 5주년을 앞두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결단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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