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란물로 떼돈 번다
국내 이동통신 3사의 지난해 성인콘텐츠 정보이용료 매출액은 SK텔레콤이 334억 원으로 가장 많다. 이어 KTF 200억 원, LG텔레콤 64억 원 순이다.
그러나 통신사의 더 큰 수익은 통화료에서 나온다. 패킷(512바이트)당 1.36.5원을 부과하기 때문에 용량이 큰 사진과 동영상을 많이 보면 통화료가 급격히 늘어난다.
예를 들어 용량이 20kB(킬로바이트)인 성인물 사진 30장을 볼 때 정보이용료는 10002000원이지만 통화료는 7500원이다. 3분짜리 동영상(용량 3000kB)은 정보이용료가 400600원에 불과하지만 통화료는 7800원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무선인터넷 통화료를 콘텐츠별로 구분하기는 어렵지만 성인물 관련 통화료는 보통 정보이용료의 3, 4배라고 말했다.
이 기준으로 볼 때 지난해 SK텔레콤의 성인물 관련 통화료 수입은 약 1000억 원, KTF도 600억 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비리의 온상이 되기도
성인물 매출 증가에는 연예인 누드가 크게 기여했다.
SK텔레콤의 작년 1분기(13월) 정보이용료 매출액은 42억 원이었지만 올해 1분기에는 124억 원으로 뛰었다. 다른 어떤 콘텐츠보다 매출 증가세가 빠르다.
이러다 보니 비리를 낳기도 한다. 올 3월에는 SK텔레콤의 성인콘텐츠 담당 전직 과장이 납품업체 16곳으로부터 무려 15억 원의 금품 및 향응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통신사들은 정보이용료의 8090%를 콘텐츠 제공업체(CP)에 지급하는데 성인물 매출액이 급증하면서 CP들의 수입도 급증하고 있다.
CP들은 이동통신사의 메인 화면에 들어가느냐에 따라 생사가 결정되기 때문에 음성적 거래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무방비로 노출된 청소년
정보통신부가 최근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성인콘텐츠 서비스의 주체는 CP이며 통신사들은 무선인터넷 네트워크를 빌려주는 것으로 돼 있다. 통신사들이 성인물로 막대한 돈을 벌지만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는 구조다.
특히 동영상은 영상물등급위원회의 사전심의를 받지만 사진, 야설, 만화 등 일반 콘텐츠는 사후심의를 받게 돼 있어 실효성이 없다.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소속 진영(한나라당) 의원은 이동통신 가입자 3600만 명 가운데 2600만 명(81.6%)이 성인콘텐츠를 이용한 것으로 분석됐다며 기술적, 제도적 허점으로 청소년들이 아무런 제재 없이 접근할 수 있다는 점에서 깊이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두영 홍석민 nirvana1@donga.com sm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