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경기 연천군 최전방 감시소초(GP)에서의 총기난사 사건을 저지른 김동민(22) 일병은 사건 이틀 전 범행을 결심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올해 초 이 부대에 전입해 온 김 일병이 수차례 범행을 암시하듯 불만을 강하게 표출했지만 부대 측은 이를 전혀 알아채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육군 합동조사단은 20일 사건조사 결과 발표를 통해 김 일병이 범행 이틀 전 평소 선임병들로부터 잦은 욕설과 질책을 당한 데 앙심을 품고 모든 소대원을 살해할 결심을 굳히는 등 사전에 범행을 치밀하게 계획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합조단 관계자는 김 일병은 동료인 천모 일병에게 35차례 수류탄과 총으로 (소대원들을) 쏴 죽이고 싶다고 불만을 표출했다며 하지만 천 일병은 푸념이나 장난으로 판단해 상부에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합조단은 또 김 일병이 내성적인 성격으로 내무생활에 문제가 있었지만 그가 열심히 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는 이유로 관심병사로 분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육군 관계자는 사고가 난 GP에서 경계근무 방식을 임의로 변경하고 탄약의 지급 및 반납 절차도 지키지 않는 등 근무기강이 문란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지휘책임을 물어 부대 관계자들을 규정에 따라 엄중 문책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육군은 이번 사건의 사망자 8명에 대해 진급 추서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노무현 대통령은 20일 이번 사건과 관련해 국민이 한 점 의혹을 갖지 않도록 철저히 조사하고 정부가 취해야 할 대책을 차질 없이 시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후 김우식() 대통령비서실장을 피해 장병들의 합동분향소가 설치된 국군수도병원으로 보내 유족들을 위로하고 조위금을 전달했다.
윤상호 김정훈 ysh1005@donga.com jng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