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반음악의 역사상 바흐의 평균율 클라비어곡집은 구약성서, 베토벤의 피아노소나타 전 32곡은 신약성서로 불린다. 음으로 표현할 수 있는 인간의 사색과 명상, 이상과 격정을 모두 맛볼 수 있기 때문이다.
현역으로 활동하는 피아노 대가 중 이른바 메이저급 음반사에서 베토벤 소나타 전곡을 녹음했거나 녹음중인 사람은 다니엘 바렌보임, 알프레드 브렌델, 리처드 구드 등을 간신히 꼽을 수 있을 정도다. 바로 이 목록에 건반 위의 구도자로 불리는 피아니스트 백건우(59)가 자신의 이름을 더한다. 그가 데카에서 녹음한 베토벤 피아노소나타 전집이 오랜 기다림 끝에 모습을 드러낸 것.
3차례에 걸쳐 발매될 전곡 전집(전 10장)중 1차 분으로 베토벤 중기 소나타집 (1626번•전3장)이 23일 한국에서 발매될 예정이다. 피아니스트, 음악칼럼니스트, 피아노 전문지 편집장 등 세 사람이 미리 음반을 듣고 의견을 알려왔다.
김주영(피아니스트)/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중용의 덕을 갖춘 베토벤이다. 음색이나 구성, 악보 그대로의 원전성() 어느 것도 과도하게 강조하지 않고 자연스러워 즐겁고 건강한 연주가 펼쳐진다.
이인해(월간 피아노음악 편집장)/완벽주의자
음 하나하나를 정교하게 짚어가는 백건우는 완벽주의자다. 단단한 구성력과 깊은 통찰력으로 치밀한 음악을 들려주고 있다.
박제성(음반 칼럼니스트)/개성적이고 독창적이다
개성적이고 독창적이며 역사적인 베토벤 소나타집이다. 백건우는 이 음반을 통해 서구의 음악언어를 한국인 고유의 내면세계와 음악언어로 풀어내고 있다.
백 씨의 베토벤 피아노소나타 전집 2차분(초기 소나타)은 2006년 가을, 3차분 (후기 소나타)은 2007년 봄 발매될 예정이다.
유윤종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