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990년대 중반부터 사실상 붕괴된 식량배급제를 재가동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정보 소식통들에 따르면 북한은 10월 1일부터 국가배급망을 정상 운영토록 하라는 내각 명의의 전화지시문을 19일 전국에 내려 보냈다.
한 소식통은 30일 내각 지시문이 내려진 다음 날 각 도와 시군에서 양정() 부문 종사자 회의를 열어 대책을 논의했다면서 배급망 구조 및 인력체계 재정비는 물론 개인 토지에서 생산된 식량 중 배급량에 상당하는 부분을 제외한 식량은 국가가 돈으로 환수하는 문제도 논의됐다고 전했다.
또 다른 소식통도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하면서 정부의 배급 정상화 지시는 식량난이 본격적으로 도래했던 1990년대 중반 이후 10여 년 만에 처음이라고 말했다.
북한 당국이 배급제 재가동에 나선 배경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고 있다. 다만 이 같은 배급제 재가동 움직임이 주민들에게 알려진 이후 북한 내 식량 가격이 폭락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들은 6월 말 전국적으로 평균 1100원을 호가하던 쌀(1kg) 가격이 8월 말 700원대로 떨어지고, 옥수수(1kg) 가격은 500원대에서 200원대로 떨어졌다고 전했다. 추수철을 앞두고 있긴 하지만 예년과 비교할 때 엄청난 하락세다.
10여 년에 걸친 배급제 붕괴 이후 평양을 제외한 지방 배급소에는 담당 인력조차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주성하 zsh7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