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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선 나가려고 안달 난 공부하러 한국 가요

한국선 나가려고 안달 난 공부하러 한국 가요

Posted September. 24, 2005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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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월 미국 버지니아 주 명문인 머클레인 시 버마데라고교를 졸업한 박모(20여) 씨는 미국 명문대 진학을 포기하고 연세대 언더우드 국제학부를 선택했다.

박 씨의 미국 대학수학능력시험(SAT) 점수는 상위권인 1350점으로 명문 스미스 칼리지에 합격했다. 주변에선 만류했지만 박 씨는 교수진과 학생의 수준이 높고 한국을 배경으로 국제무대에서 활동하는 데 유리할 것 같아 진학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외국 유명 고교를 졸업한 한국계 학생들이 한국 대학으로 유학 오는 역유학 현상이 일고 있다. 또 외국 우수 고교에 다니다 외국 명문대 입학을 위해 한국 고교로 편입하는 학생들도 잇따르고 있다.

올해 58명의 신입생을 선발한 연세대 언더우드 국제학부의 지원자는 702명. 지원자 중 25%가 외국 고교 졸업자이며 25%는 외국 고교 재학 중 한국 고교로 편입해 지원한 학생들이다.

이화여대 국제학부도 비슷한 양상이다. 2004학년도 56명 모집에 350명, 2005학년도 73명 모집에 408명, 2006학년도에는 74명 모집에 501명으로 매년 지원자가 증가하고 있다. 신입생 대부분이 외국 중고교를 졸업하거나 졸업전 한국 고교로 편입한 학생들이다.

이 같은 역유학 현상은 일부 사립대가 막대한 재원을 들여 국제학부를 중심으로 미국 아이비리그 수준의 교수진과 커리큘럼을 확보한 데다 세계 경제에서 한국의 비중이 커져 한국에서 수학 경력이 국제사회 진출에 유리하다고 판단하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

연세대 언더우드 학부의 경우 2002년 노벨 화학상 수상자인 쿠르트 뷔트리히 스위스 연방기술원 교수, 데이비드 브래디 스탠퍼드대 교수, 나오키 사카이 코넬대 교수, 도널드 존스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사무총장 등 세계적인 석학들이 석좌교수로 초빙됐다.

특수목적고에 한정된 고교생 역유학은 외국 명문대 진학에 유리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지난해 민족사관고 2학년에 편입한 이모(18) 양은 이집트 카이로 아메리카 칼리지(CAC) 11학년을 다니다 왔다. 한 학년이 150명인 CAC는 2030여 명이 미국 아이비리그에 진학할 정도여서 이집트의 최고 학교로 평가되고 있다.

실제 미국 유명 대학의 경우 일정한 영어 실력과 학업 수준을 갖추고 있으면 해외에서 다양한 문화를 경험한 학생을 선호하고 있다.

한국외국어대 부속 외국어고(용인외고) 1학년에 최근 편입한 서모(16) 군은 미국 최우수 고교 중 하나인 필립스 아카데미 앤도버고를 다녔다. 이 학교는 미국 조지 W 부시 대통령 부자가 다닌 학교로도 유명하다.

교육인적자원부에 따르면 외국 고교를 다니다 국내 고교로 편입한 학생 수는 2002년 979명, 2003년 1391명, 2004년 1755명 등으로 급증하고 있으며 올해 1학기에만 1065명이었다.



이진구 sys1201@donga.com